근 10년 분만사고 평균 배상 2억 2900만원, 과반이 2억 이상 배상
책임비율 감소했는데 청구액 2.3배↑ 배상액 3.3배↑, 보상은 그대로
최근 10여년간 분만관련 의료사고의 평균 배상액이 2억원 이상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보상금 상한액인 3000만원 이하로 배상한 사건은 고작 6.1%였으며, 도리어 1억원 이상을 배상한 사건이 80%를 넘었다.
성원준 경북의대 교수(칠곡경북대병원 산부인과)는 지난 25일 대한주산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성원준 교수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최근 10여년간 분만관련 의료사고 판결문 200개를 분석했을 때, 실제 배상액은 평균 2억 2900만원이었다. 적게는 2300만원부터 많게는 12억 5600만원까지 이르렀다.
특히 배상액 분포를 살폈을 때 3000만원 이하 배상은 6.1%인 데 반해, 억대 배상이 전체의 81.7%, 2억 이상 배상이 57.3%였다.
원고의 평균 청구금액은 최소 2300만원부터 최대 51억 9000만원까지 평균 5억 3800만원이었다. 3000만원 이하 청구는 1.8%뿐으로, 96.3%가 억대 배상을 청구했다.
최빈값으로 살폈을 때 배상액은 3~5억원 구간이, 청구액은 5~10억원 구간이 가장 많았다.
또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된 분만 후 장애 발생에 대한 조정 신청금액 역시 2021년과 2022년을 통틀어 평균 2억원을 상회했다.
의료분쟁조정법과 불가항력 분만사고 보상이 제정된 2011년 이후로도 분만사고 소송에 따른 부담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분만 의료소송 판결문 200건을 분석한 자료를 2013년부터 최근까지 집계한 자료와 비교했을 때, 평균 배상액은 7000만원에서 2억 2900만원으로 무려 3.3배 뛰었다.
책임제한비율은 오히려 평균 3% 감소했음에도 배상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원고의 청구액 또한 평균 2억 3000만원에서 5억 3800만원으로 2.3배 증가했다.
현재 정부가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에 지원하는 보상금은 △신생아 뇌성마비 또는 산모 사망 시 3000만원 △신생아 사망 시 2000만원 △태아 사망 시 1500만원이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현재 3000만원인 불가항력 분만사고 보상금 한도를 현실에 맞춰 상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는데, 내년도 예산이 확정되기까지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결산심의위원회, 본회의 등 심의 과정이 남아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