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의료연구소 국가통계 분석 "필수의료 의사 지속 증가, 소청과도 대폭 늘어"
"있는 필수의료 의사 이탈 놔두고, 전문의 여부 불확실한 의대 증원? 어불성설"
필수의료 문제가 부각되기도 전인 2010년부터 우리나라 전문의의 절대적 수는 물론 인구 대비 전문의 수까지 지속해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수 부족 때문에 필수의료에 위기가 도래했다는 정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바른의료연구소(바의연)가 5일 공개한 국가통계(KOSIS) 분석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우리나라 인구가 4.6% 증가할 때 전문의 수는 40.8% 증가했다.
인구 수 대비 전문의 수로 봐도 34.6%가 증가했다.
대표적인 필수의료 분야 진료과의 인구당 전문의 수는 △내과 46.3% △외과 13.2% △산부인과 8.3% △소아청소년과 26.8% 증가했다.
바의연은 "필수의료 위기가 대두되기 이전에는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가 충분했는데 이후 전문의가 감소하며 위기가 도래한 거라면 전문의 배출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필수의료 위기 이전과 이후로 전문의 감소는 전혀 없었다. 전문의 배출을 더 늘리는 정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의연은 "이미 충분히 공급된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할 의사가 지속적으로 늘었음에도 정작 필수의료 현장에는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열악한 처우와 법적 부담 등으로 필수의료 분야를 이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소아청소년과는 '오픈런' 현상으로 필수의료 위기가 고조된 데 반해, 전문의 수 자체는 10년간 32.7% 증가했다고 짚었다. 같은 기간 15세 미만 인구수는 오히려 21% 감소했다. 15세 미만 인구수 대비 소청과 전문의 수는 무려 67.9% 증가했다.
바의연은 "소청과 오픈런은 전문의 수 부족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며 "저수가로 인한 낮은 수익성, 이대목동사건 등 법적 부담 증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아동병원 줄폐업, 출퇴근 시간에 환자가 몰리는 소청과 외래진료 특수성 등이 근본적 원인으로, 의대정원 확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는 이미 충분히 공급된 필수의료 전문의들이 필수의료를 외면할 수밖에 없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의대생 배출 늘리기에 골몰해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바이탈, 응급·중환자 등 필수의료는 모든 의사가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분야 전문의들이 담당한다"며 "필수의료 분야 인력 부족 문제는 전체 의사 수가 아니라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전문의 수로 평가하고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바의연은 "정부가 끊임없이 의대정원 확대 당위성을 주장하지만 대부분 거짓으로, 통계는 오히려 의대정원 확대가 불필요하다고 말한다"며 "잘못된 가정과 왜곡된 통계로 만들어진 의대정원 확대는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