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9명 중 최재형·김기정·조정훈·남병근·최진학·박주언 후보 참여…'낙태 반대' 답변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제22대 국회의원 후보자 태아 생명 인식도 설문조사 결과 발표
제22대 국회의원 후보자 699명 가운데 불과 6명 만이 생명 존중(낙태)에 관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5일 지난 2월 26일부터 4월 4일까지 국회의원 후보자 6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국회의 직무유기로 태아의 생명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의료 현장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임신 36주가 아기마저 낙태되는 현실에서 조속히 태아를 위한 입법을 통해 의료 현장과 위기 임신 산모들이 혼란을 겪지 않게 하는 것이 22대 국회의원의 큰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태아의 생명과 개정안 입법에 관한 입장을 물어보고, 유권자들이 생명을 존중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실시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년 4월 낙태 여성과 의료진을 처벌하도록 규정한 형법 조항(제269조 1항, 270조 1항)에 관한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에서 헌법불합치를 선고했다. 헌재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회에서 관련 법률을 개정할 것으로 주문했다. 21대 국회에서 6개의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본회의의 문턱을 넘지 못낙태죄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다.
1차 조사는 지난 2월 26일부터 2024년 3월 30일까지 전자우편·문자·SNS(페이스북·인스타그램) 메시지·현장 방문을 통해 진행했으나 단 한 명도 응답하지 않았다.
설문 내용은 유전학 전문가와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의견에 동의하는지 여부, 먹는 낙태약 국내 도입에 대한 의견, 태아에게 법적 지위권을 부여한 민법 제762조와 제1000조에 대한 동의 여부, 모자보건법 목적, 태아 생명권과 여성 낙태권 중 우선해야 하는 요소, 낙태법 개정 입법 필요성 여부, 낙태 허용 시기, 의료인의 낙태 시술 거부 및 낙태 약물 처방 거부권 동의 여부 등으로 구성했다. 소속 정당과 이름도 기재토록 했다.
2차 조사는 문항을 줄여 2024년 3월 31일부터 2024년 4월 4일까지 진행했다. 설문 내용은 생명의 시작점이 언제인가, 태아 생명권과 여성 낙태권 중 우선할 요소, 낙태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 등 3개 문항을 담았다.
2차 조사에는 총 6명의 후보자가 응답했다.
서울시에서는 ▲국민의힘 최재형(서울 종로구) ▲개혁신당 김기정(서울 마포구갑) ▲국민의힘 조정훈(서울 마포구갑) 후보가, 경기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남병근(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을) ▲국민의힘 최진학(경기 군포시) 후보가, 부산시에서는 ▲무소속 박주언(부산 해운대구갑) 후보가 응답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후보 모두 생명 존중(낙태 반대) 지표가 '상'에 해당하는 답을 내놓았다.
인간 생명 시작점에 관해 5명이 '수정의 순간부터'를, 1명이 '심장이 뛰는 때부터(6주)'를 꼽았다.
'태아 생명권과 여성 낙태권 중 우선되어야 하는 요소'에 관해 6명 모두 '태아 생명권'이라고 응답했다.
'낙태에 관한 입장'을 묻는 설문에는 6명 모두 '모든 종류 낙태 반대'를 선택했다.
"반복해서 설문에 응답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낙태 정책에 답을 외면했다. 아직 대한민국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태아 생명에 무관심하거나 논란이 있는 정책에는 입을 다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이런 대한민국 정치계에서 소신 있게 견해를 밝힌 6명의 후보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번 조사가 부족하나마 유권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앞으로도 정치인과 국민이 태아생명을 존중하는 인식을 갖도록 관련 정보를 꾸준히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생명을 존중하고 낙태를 반대하는 프로라이프 교육을 진행하고, 이를 정책화할 수 있는 정치인을 발굴하고 도울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