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장환 교수 "200명 농성에도 투표 없이, 일방적 관철"
"대교협서 29일 밤까지 최종안 지시 나와...오늘밤 관건될 듯"
충북대학교가 내년 의대 신입생 정원을 125명으로 확정했다. 의대정원 증원 확정을 위한 교무회의 진행 소식에, 의대생·전공의·의대교수 약 200여명이 회의장 앞에서 2시간 가량 농성을 벌였지만 소용 없었다. 교육부가 기존에 요청했던 최종 의대 증원 제출일(30일) 역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하루 당긴 29일 밤까지 제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오늘(29일)이 전국 내년도 의대 신입생 정원 최종 결정의 분수령이 될거란 얘기다.
배장환 충북의대 교수는 29일 교무회의 종료 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충북대 2025년도 의대 신입생 정원이 총기존 49명에서 76명 늘어난 125명으로 확정됐다고 전했다.
배장환 교수는 "총장이 교무회의는 의결기구가 아니고, 심의기구라는 명목으로 투표도 없이 자기 뜻대로 125명을 관철시켰다. 의결 과정이 전혀 없었다"면서 "교육부가 30일까지 최종 증원 인원을 제출하라고 했었는데, 오늘까지 제출하라는 연락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배 교수는 같은날 교무회의 직전 개인 SNS를 통해 농성 진행 소식을 전했다. 본인 역시 농성에 참여 중임도 함께 알렸다. 농성에는 의대생 140여명, 전공의 10여명, 교수 50여명이 참여했다.
의대생·전공의·의대교수들의 손에는 '의대증원 반대', '정치총장 퇴진', '준비 안 된 의대증원, 교육환경 훼손된다', '교육여건 고려 없는 정치적 이익을 위한 의대증원 반대'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들려있었다.
충북대는 3월 20일 교육부가 발표한 의대정원 배분에서, 가장 많은 증원이 편성된 곳이었다. 기존 49명에서 무려 151명이 늘어난 200명이 편성됐다.
충북대 의대 증원분 감축 가능성은 지난 19일 정부가 2025학년도에 한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증원분의 50%까지 조정할 수 있도록 방침을 변경하면서 나왔다.
고창섭 충북대학교 총장은 지난 22일 교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의 50%가량만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김영환 충북지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충북대와 건국대 분교 등 충북지역 의대가 배정된 정원을 100% 모집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충북대 의대 정원은 다시 미궁 속에 빠진 바 있다.
결과적으로 29일 충북대 교무회의에서 증원분을 기존 증원분의 50%가량인 76명으로 확정한 것이다.
의대생·전공의·교수 모두 50% 감축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 50% 감축안이 채택되더라도 의대생·전공의·의대교수 단일대오의 의료사태는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태다.
충북의대·충북대병원은 전체 교수의 60%인 100명이 넘는 교수가 이미 사직서를 제출했다. 24일 기준, 과장·진료처장 결재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배장환 교수는 "125명도 내년도에 한해 기존 증원분에서 감축한 걸로 보인다. 2026년에는 기존 발표대로 200명을 편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른 대학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거다. 오늘 내로 대부분의 의대들이 정원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