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 이어 차관도 유임 가닥...집단휴진 사태에 방향 전환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에 대해 정부가 강경노선을 선택하면서 보건복지부 차관 교체도 없던 일이 될 분위다. 자칫 정부의 의료개혁 의지 저하나 책임자 경질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방향전환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20일 정계에 따르면 돌아올 개각 대상에서 보건복지부 장·차관은 모두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물론, 당초 교체가 유력시되었던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과 박민수 2차관 모두 유임설에 무게가 실린다.
당초 보건복지부 안팎에서는 이르면 금주 이뤄질 개각에서 보건복지부 1·2차관이 모두 교체되는 방안이 확정적으로 거론되어 왔다.
의대증원 사태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그간 해당 사안을 이끌어 온 박민수 차관을 '보건의료' 분야를 책임지는 2차관에서, 인구·복지정책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 1차관 또는 외부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이동시키는 내용이다.
그러나 17일 서울대병원, 18일 개원가 등 의료계 집단휴진이 확산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장·차관 등 책임자 교체가 자칫 이른바 의료개혁의 후퇴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기류가 달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정부는 18일 의료계 집단휴진이 현실화한 이후, 의료계 집단휴진을 '의사협회 주도의 불법 진료거부'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사협회의 불법적인 진료거부가 진행되고 있다. 환자를 저버린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할 수 밖에 없다"고 한 발언을 시작으로, 정부는 의료계 압박책을 연이어 내놨다.
임현택 의협 회장 등 의협 집행부에 집단행동 및 교수금지 명령을 내렸던 정부는 18일 오전 개원가 3만 6000개 의료기관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불법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예고했다.
이어 19일에는 보건복지부의 신고를 받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들이 대한의사협회와 대전시의사회에 급파, 의료계 집단 휴진 및 전국의사총궐기대회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