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실습·교수채용 등 의료 현장서 느끼는 어려움 언급
국회서 급격한 2000명 증원 탓…의학교육 질 저하 우려 쏟아져
의대 2000명 증원 규모에 의학교육의 질을 우려하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국회에서도 울렸다. 정부 측에서 지속 의학교육 질 저하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26일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서 2000명 의대정원 증원 규모가 미치는 의학교육 질 저하 문제로 의료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의 갑론을박이 이뤄졌다.
특히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은 "의료 현장에 있는 교수들이 교수 인력이 부족할거라고 말하는데 고등교육법령에 보면 교수 1인당 학생 수 상한이 8명으로 되어있다"며 "지금 1.5명이다. 5000명 정도 증원을 하더라도 평균 인원은 2.5명 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굉장히 여유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의료 전문가들의 의학교육의 질 저하 우려 주장에도 정부가 해당 주장에 동의하지 않자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답답함을 토로 "의학교육을 담당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 거다, 어쩌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세상이 됐다. 놀라운 세상이다"며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의대 교수다. 의대 교수는 물건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참석한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과 양은배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수석부원장 역시 정부의 2000명 의대정원 증원 규모가 의학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의학교육의 특성에 대해 '도제식 교육'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짚은 양은배 수석부원장은 "교육을 위해서는 하드웨어 투자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투자가 필요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2000명 증원으로 인해 의대 교육에 상당한 우려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의학교수와 임상교수 확보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짚은 양 부원장은 "기초의학을 전공하더라도 교수로 임용되는 과정에서 양성 과정이 오래 걸린다"며 "학생들 또한 500병상 이상의 충분한 환자군과 질병군이 있는 병원에서 충분한 임상실습이 되어야 하는데 이런 병원의 환경을 갖추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고 꼬집었다.
강희경 서울대병원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역시 "지금 크게 증원된 학교는 학생이 200명까지 증원됐다"며 "그 정도의 인원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서울대병원 규모의 병원이 있어야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이 현재 병원을 떠나고 있는 현실에서 새로운 교수 채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강희경 위원장은 "젊은 교수들이 너무 힘들어서 병원을 떠나고 있다"며 "젊은 교수들이 하루도 못 견디겠다고 떠나는 마당에 새로운 교수들이 채용이 될까 몹시 걱정된다"고 의문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