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351명 감축, 의약분업 결과 아니다" 의협 재반박

"의대정원 351명 감축, 의약분업 결과 아니다" 의협 재반박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6.28 19:12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약분업 당시 협상 결과 및 보사연 정책보고서 등 근거 제시 
"급격한 의대 신설에 따른 의사인력 과잉 공급 우려 의식 결과"

의약분업이 일어난 2000년 의대정원 351명 '감축'을 놓고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반박에 재반박을 거듭하며 대립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정원 감축'이라는 사실이 의약분업 이후 의-정 합의 결과라는 주장을 하고 있고, 대한의사협회는 거듭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에 이어 28일 재반박 하고 나섰다. 1990년대 의대 신증설 정책에 따라 정부가 정원 감축을 추진했으며, 의료계는 이 방향에 동의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의약분업과 351명 정원 증원 문제는 지난 26일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서 불거졌다. 당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문재인 정부 당시 연간 400명 의대정원 증원 시도의 과학적 근거를 묻는 질문에 "의약분업 때 감원됐던 351명과 의사과학자 TO 50명 등을 더해 400명 정원이 적정하겠다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의협은 즉각 "2000년대 의대정원 감축은 의약분업으로 인한 게 아니다"라며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이 위증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의약분업 당시 의정 합의문까지 첨부해 위증이 아니라며 351명 감축은 의약분업 합의 후속으로 추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약분업 당시 의정합의문 중 의대정원 감축 부분. ⓒ의협신문
의약분업 당시 의정합의문 중 의대정원 감축 부분. ⓒ의협신문

그러자 의협은 의약분업 당시 의정협상 최종 결과를 비롯해 당시 언론 보도, 보건사회연구원의 정책보고서 등의 참고 자료까지 제시하며 정부 입장을 적극 반박했다.

의협은 "IMF 사태와 의약분업 요인이 의대정원 감축 논의에 속도를 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대정원 감축의 진짜 이유는 1990년대 당시 정부의 무리한 의대 신증설 정책 때문이었다"라고 재확인했다. 김영삼 정부 당시 9개 의대가 신설되면서 장기적으로 의사인력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것.

의협에 따르면, 2002년 보건복지부가 자체 분석을 통해 2012년 이후에는 의사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의사인력이 과잉공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와 합의해 2004년부터 의대 입학정원의 10%를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의약분업 당시 의정 협상 최종 합의문을 봐도 의대정원 10% 감축 추진은 의과대학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이미 그전에 발표된 계획에 의하여' 추진되는 것이라는 점이 적시돼 있다.

의협은 "2000년대 의대정원 감축은 의약분업 때문이 아니라 당시 보건당국을 포함해 국책연구소, 학계가 공통으로 의사 수 과잉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 등을 우려해 정원 축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라며 "정부도 급격한 의대 신설에 따른 의사인력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감축안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계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잘못된 사실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은 과거나 지금이나 의대정원을 과학적이고 객관적 추계에 의한 도출이 아닌 주먹구구식이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부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의협은 현재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대정원 증원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다시 요청했다.

의협은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의대정원 증원을 추진해 의료대란을 자초하고 있는 정부에 다시 한번 강력 요구한다"라며 "의료공백 속에 고통받고 있는 국민과 환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의료계의 신뢰를 짓밟은 여론 호도와 일방적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제부터라도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양측이 충분한 소통과 협의로 적정 의사인력에 대한 합리적 정책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