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운명의 날, 전공의 무더기 사직 현실화하나

오늘 운명의 날, 전공의 무더기 사직 현실화하나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4.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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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하반기 결원 확정, 미복귀 전공의 1만 2700명 사직·복귀 결정
빅6 병원, 정오 기점으로 일괄 사직처리 예고...지방 병원들도 합세
사직수리 시점 여전히 혼란, 빅6 '6월 4일 이후'-일부 병원 '2월 29일'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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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각 수련병원에 하반기 전공의 결원 확정 데드라인으로 통보한 7월 15일, 운명의 날이 밝았다.

정부가 결원 통보 미조치시 내년 전공의 정원 감축 등 불이익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수도권 대형병원들은 이날 정오를 복귀·사직 처리 최종시한으로 설정한 상태. 일부 지방병원들도 이를 기점으로 일제정비를 예고했다. 

전국 211개 수련병원 미복귀 전공의의 숫자는 7월 11일 현재 1만 2700명 가량으로, 전공의 무더기 사직 처리가 현실화 할 전망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8일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계획을 밝히면서 각 수련병원에 "하반기 모집에 차질이 없도록 7월 15일까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완료하고 결원을 확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탈 전공의 정리 시한을 15일로 못 박고, 이날까지 이탈 전공의들을 복귀시키든, 사직시키든 결정지으라고 병원들에 통보한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같은 날 각 수련병원에 공문을 보내 "조치 요구사항을 미이행하는 경우에는 내년도 전공의 감원 등이 이뤄질 수 있으므로 기한을 지켜 조치해달라"고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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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원 미확정시 내년도 전공의 정원 감원이라는 패널티를 받게 된 병원들은 기간 내 의사표현을 하지 않은 전공의들을 일괄 사직처리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도권 대형병원을 중심으로다.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가톨릭중앙의료원과 고대의료원 등 이른바 빅6 병원은 지난주 전공의들에 '15일 정오까지 복귀·사직 여부를 통보하지 않은 경우 일괄 사직처리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서울대병원 등은 "(결원 확정 마감 시한인)7월 15일 낮 12시(정오)까지 병원으로 복귀하거나, 사직의사를 진료과 또는 교육수련팀에 알려달라"며 "기한 내 미복귀하거나 응답이 없는 경우 복귀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겠다"고 통보했다.

빅6 병원 전공의 숫자는 3000명 정도로, 전체 전공의 정원(1만 3000명)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정부가 공법상 효력발생 시점으로 못 박은 '6월 4일 이후'로 사직서 처리 시점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2월 사직 처리시 감내해야 할 행정적·사법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다. 

앞서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정부에 2023년 수련계약 만료시점인 '2월 29일자'로 미복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는 6월 사직서 수리 원칙이 전공의들의 선택을 제한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막판 "당사자간 협의에 의해 결정할 사항"이라며 한 발 뺐는데, 그로 인한 분란이나 쟁송의 부담은 여전히 수련병원이 져야했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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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병원들도 정리 작업에 합류했다.

이 가운데는 수련 계약 형태에 따라 사직서 수리시점을 '2월 29일'로 정리한 곳도 있다. 전공의들과 연 단위 계약을 맺어온 온 순천향대병원과 충북대병원 등이 이에 속한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앞서 7월 14일을 시한으로 예고하면서 "해당 날짜까지 복귀의사 표현을 하지 않은 경우 2024년 2월 29일자로, 2023년 수련계약이 종료된다"고 고지했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인 20일부터 수련계약 만료시점인 29일까지의 수련공백은 "무급휴가 처리로 갈음하겠다"고도 전했다. 

2월 29일자 계약만료 병원에서는 퇴직금 산정이나 내년 수련 재개 등의 문제에 있어 전공의들이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전공의 결원을 확보한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절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15일까지 하반기 전공의 결원을 확정한 뒤, 17일까지 각 수련병원으로부터 전공의 모집 인원 신청을 받고, 22일 전공의 모집공고를 진행한다는 일정을 밝힌 바 있다.

이어 7월 말까지 원서접수를 거쳐, 8월 중 병원별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9월 수련을 개시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들 중 얼마나 되는 전공의들이 사직 후 다가오는 가을턴에 지원하는 방법으로 의료현장에 복귀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여전히 대다수의 전공의들이 개별적인 연락을 거부하며 자신들의 뜻을 지켜가고 있다"면서 "억지 춘향으로 결원을 만들어 두는 것과, 실제 전공의들이 이를 채우고 말고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개인 SNS를 통해 "우리의 요구는 단호하고 분명하다"며 "안 돌아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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