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기립성 고혈압, 노쇠·인지기능·삶의 질 저하 연관

노인 기립성 고혈압, 노쇠·인지기능·삶의 질 저하 연관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7.2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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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성 고혈압 위험 수십만 명 노출…환자 개인 특성 맞춘 최적 혈압관리 필요
김광일·최정연(분당서울대병원)·류동열(강원대병원) 교수 연구팀 [Hypertension] 발표

김광일·최정연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와 류동열 교수(강원대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은 '고혈압이 있는 노인 환자의 기립성 고혈압과 노쇠의 연관성(Association Between Orthostatic Hypertension and Frailty Among Older Patients With Hypertension)' 연구결과를 미국심장학회 공식 학술지  'Hypertension'(IF 8.3) 최근호에 발표했다. [사진=pexels] ⓒ의협신문
김광일·최정연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와 류동열 교수(강원대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은 '고혈압이 있는 노인 환자의 기립성 고혈압과 노쇠의 연관성(Association Between Orthostatic Hypertension and Frailty Among Older Patients With Hypertension)' 연구결과를 미국심장학회 공식 학술지 'Hypertension'(IF 8.3) 최근호에 발표했다. [사진=pexels] ⓒ의협신문

노인 고혈압 환자의 기립성 고혈압이 노쇠(Frailty)·인지기능·삶의 질과 연관이 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십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노인 기립성 고혈압 환자를 위한 맞춤형 혈압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광일·최정연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와 류동열 교수(강원대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은 '고혈압이 있는 노인 환자의 기립성 고혈압과 노쇠의 연관성(Association Between Orthostatic Hypertension and Frailty Among Older Patients With Hypertension)' 연구결과를 미국심장학회 공식 학술지  'Hypertension'(IF 8.3) 최근호에 발표했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간한 '2023년 고혈압 팩트시트(Factsheet)'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률은 60대에서 50%, 70대 이상에서는 60%를 넘어선다. 가장 빠른 고령인구 증가 속도를 고려할 때, 국내 노인 고혈압 환자 수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혈압의 분류(2022년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 ⓒ의협신문
혈압의 분류(2022년 대한고혈압학회 진료지침). ⓒ의협신문

노인 고혈압은 노화로 인한 여러 장기의 이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평가와 포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노인 고혈압 최적 관리모델을 찾기 위해 국내 다기관 연구(HOWOLD-BP)를 주도하고 있는 연구팀은 기립성 혈압 변동과 노년 건강을 위협하는 노쇠, 인지기능 저하, 삶의 질 저하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기립성 혈압 변동은 누운 자세에서 서는 자세로 변경할 때 혈압이 변하는 증상. 혈압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기립성 저혈압은 어지럼증과 낙상을 유발하며, 반대로 혈압이 높아지는 기립성 고혈압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HOWOLD-BP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12개 국립대병원에서 모집한 2065명의 노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기립성 혈압 변동 검사 시행 후 결과를 분석했다. 기립성 고혈압은 누워있다가 서 있는 상태에서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증가하고, 직립 수축기 혈압이 140mmHg인 것으로 정의했다.

기립성 고혈압은 자율신경계 조절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미국 등에서는 노인 고혈압 환자에게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림1] 기립성 혈압 변동 검사. 누워있을 때 혈압보다 일어나서 3분 뒤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증가하면 기립성 고혈압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의협신문
[그림1] 기립성 혈압 변동 검사. 누워있을 때 혈압보다 일어나서 3분 뒤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증가하면 기립성 고혈압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의협신문

조사 결과, 평균 혈압은 137.1±14.9 / 75.1±9.7mmHg였다. 노인 고혈압 환자의 4.6%는 기립성 고혈압을, 4.1%는 기립성 저혈압 소견이 관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합산 시 기립성 혈압 변동 소견을 보인 비율은 9%에 달했다. 

연구팀은 5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국내 노인 고혈압 인구수를 고려하면 수십만 명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표1] 기립성 혈압 변동이 정상인 고혈압 환자와 기립성 고혈압 환자의 노쇠 및 노쇠 전 단계 비율 ⓒ의협신문
[표1] 기립성 혈압 변동이 정상인 고혈압 환자와 기립성 고혈압 환자의 노쇠 및 노쇠 전 단계 비율 ⓒ의협신문

분석 결과, 기립성 고혈압 소견을 보인 고혈압 환자에서 노쇠 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립성 혈압 변동이 정상인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노쇠 전 단계 23%, 노쇠 4%의 비율을 보인 반면, 기립성 고혈압 환자는 노쇠 전 단계 38%, 노쇠 8%로 대조군보다 크게 높았다.

기립성 고혈압 소견을 보인 환자는 인지기능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으며,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와도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삶의 질 평가 설문조사에서도 일상활동 유지·운동능력·통증·불편 등 항목에서 대조군에 비해 점수가 낮았다. 

김광일 교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노인 고혈압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구를 통해 노인 고혈압 환자 중에서도 기립성 혈압 변화와 노쇠, 인지기능 저하 간의 연관성이 깊다는 사실을 밝힌 만큼,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해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혈압관리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5월 31일∼6월 3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4 유럽고혈압학회'에서 구연 발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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