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전공의 임용, 매년 공개경쟁시험 1회·추가모집 1회 한정
정부 정책 꼼수 비판도…"필요하면 법령도 마음대로 막 바꿔"
사활을 걸고 추진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실패로 돌아가자, 정부가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땜질식 처방에 땜질식 처방을 더하는 셈인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외 또다른 '추가모집' 방식의 전공의 모집은 현재 시행되는 법령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일 지난 31일 마감된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00여개 수련병원에서 인턴 13명, 레지던트 91명 등 총 104명이 지원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총 정원이 7645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원율은 1.4%에 그친다. 빅 5병원 지원 전공의도 45명에 불과했다.
전공의 모집 인원 결과가 저조하자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에게 수련 복귀 기회를 최대한 부여하기 위해 8월 중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추가모집'이라는 대책을 내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정부 대책을 두고 현행 법령에 위배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사 출신이자 변호사인 김경수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의협신문]과 통화에서 "추가모집에 추가모집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라고 짚으며 "하반기 전공의 모집외 별개로 시험을 치고 면접을 진행한다고 하면 현행 법령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제8조(전공의의 임용) 1항에 따르면 수련병원 또는 수련기관의 장이 전공의를 임용하려는 경우에는 공개경쟁시험을 실시해 성적순으로 임용해야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2항에는 공개경쟁시험은 매년 1회 실시하도록하고, 선발된 인원이 해당 연도의 전공의 정원에 미달되는 경우 '1회에 한정'해 추가 시험을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매년 1회 실시되는 공개경쟁시험은 전반기 전공의 모집을 의미한다. 전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결원이 발생할 시 결원 인원 수 만큼 모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해당 법령에서 언급하는 1회에 한정된 추가 시험 의미다.
의료계에서도 역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이후 또 진행되는 추가모집, 이른바 '추가모집의 추가모집'은 정부의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땜질식 처방의 끝은 예견된 실패일 뿐이라는 비판과 함께다.
의료계 관계자는 "시행규칙에 추가 시험은 1회에 한정한다고 명시된 만큼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이외에 또다른 전공의 추가 모집은 법령에 위배된다"고 꼬집으며 "정부가 전공의 복귀에만 혈안이 되어 근거도 없는 일들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복지부가 관련 규정 개정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정책적 필요나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해 발생 또는 발생할 우려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는 단서 조항을 달고 '수련 및 전문의 자격 인정 등에 대해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별도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전공의 사태에서 각종 행정명령의 근거가 된 의료법 제59조와 유사한 내용으로, 의료계 안팎에서는 "행정독재를 위한 입법시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추가모집의 추가모집을 공언한 것은, 결국 해당 규정의 개정을 강행하겠다는 의도"라면서 "정부의 막무가내식 정책이 도를 넘었다. 필요하면 법령까지 마음대로 바꾸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