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중심으로 뭉친 의료계 "정부 태도 변화 먼저"

의협 중심으로 뭉친 의료계 "정부 태도 변화 먼저"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9.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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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발 의·여·야·정 협의체 대상 단체 15개 중 8개가 같은 입장
"의료계와 대화하려면 전공의 수사 중단하라" 한목소리

여당 발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이 등장했지만 의료계는 '시기상조'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화를 위해서는 정부 태도 변화가 먼저라는 전제를 제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태도 변화가 없는 현시점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 같은 입장은 같은 날 오후 가진 긴급 연석회의 결과로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 15개 의료 단체에 협의체 참여를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 중 8개 단체가 불참 의사를 표시한 셈이다. 

ⓒ의협신문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 겸 대변인 ⓒ의협신문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의협은 사용자 단체를 대표하지 않고 있다"라며 "실제 전공의 수련과 학생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 단체는 의협과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당 중심으로 협의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정작 정부는 기존 강경한 입장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 

한덕수 국무총리는 12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현재 의료공백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전공의에게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까지 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경찰은 빅5 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를 참고인으로 줄소환해 10시간을 넘나드는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의협은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쟁 중에도 협상이 거론되면 총구를 거두는데 정부는 협의를 하자면서 동시에 전공의를 경찰서로 불러 전 국민 앞에 망신을 주고 겁박하며 협의체로 들어오라고 한다"라며 "대화 제의가 아니고 의료계에 대한 우롱이다. 의료계와 대화하길 바란다면 정부는 즉각 전공의 사직 관련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를 마감했고 수시모집 접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2025년 정원을 재검토하기는 어렵다는 입장.

의협은 "정부의 무리한 의대증원 논란으로 수험생이 겪어야 할 혼란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라고 공감하면서도 "2025년 증원을 계획대로 진행하면 의대생은 학교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당장 내년 아무 준비 없이 7500여명의 학생을 교육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고 향후 30년간 혼란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의대정원 문제는 지금과 같은 의료대란을 일으키며 무리하게 강행하지 말고 교육이 가능한 증원 규모와 의료비 증가 등 의사 수 증가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료계는 정부의 일방적 의료정책 강행으로 촉발된 의료시스템 붕괴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의협은 "지난 24년 동안 의료계가 정부와 한 합의는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고 기피과 문제, 지역의료 문제 등 다방면으로 의료 개선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며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현시점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권과 국민은 이미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이제 남은 것은 정부의 태도 변화뿐이다. 부디 국민이 정부에 무리한 정책을 당장 멈추고 의사와 대화하라고 외쳐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의료계와 정치권, 국민, 그리고 정부가 모두 협력해 의료대란을 멈출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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