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료대란특위 "응급실 한계…밥먹고 사진만 찍어선 안 돼"
응급대란 없단 정부, 국민 기만…전문의 70% '12시간↑ 근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24일 만찬 회동이 예정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의료대란의 구체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최근 응급실 대란 문제가 불거지고 있음을 강조, 국민이 직면한 심각한 문제를 회동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는 당부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의료대란특위)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공백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대란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심각한 문제 중 하나. 그럼에도 정부는 '추석 응급실 대란은 없었다'며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주민 의료대란특위 위원장은 "응급실은 한계점을 넘어섰다"며 추석 당일에도 부산의 한 30대 여성이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한 사례가 있었음을 짚었다.
응급실의 한계점 임박 소식은 주말사이에도 날아들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지난 21일 '추석 연휴 수련병원 응급의학과근무 현황긴급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정부가 연휴간 응급실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자화자찬격의 보도에 대한 일격이었다.
해당 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34개 병원 89명의 수련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었다. 조사 기간은 9월 19∼20일까지였다.
9월 13일부터 20일 사이 '최대연속 근무시간'을 묻는 질의에 62명(69.7%)이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를 했다고 답했다. 15명(16.9%)은 16시간 이상, 이중 3명(3.3%)은 36시간 이상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1주일간 근무시간에 대한 질의에는 전체 89명 중 28명(31.5%)가 48시간 이상을 근무했다고 답했다. 9명(10.1%)은 64시간 이상 근무했고, 104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도 3명(3.3%)있었다.
전의교협은 수면 후 깨어 있는 시간과 업무 수행능력을 비교한 그래프를 함께 공개, 장기간 근무가 초래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짚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깨어난 후 16시간부터 급격히 수행능력이 감소하며 20시간이 넘어가면 음주운전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박주민 위원장은 전의교협 발표자료를 직접 인용하며 "응급실 현장에서는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두고, 단순히 추석때 대란은 없었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것"이라며 "많은 전문가들이 응급실 다음은 중환자실이 붕괴될 거라고 얘기한다. 더 많은 국민이 목숨을 잃을 거다. 더 이상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끝으로 "(윤·한)만찬 자리가 배만 채우고 손은 빈, 빈손 만찬이 돼선 안 된다. 부디 밥만먹고 사진만 찍지 말라. 구체적 성과 없이 회동 그 자체가 성과라고 포장하는 관행이 반복돼선 안된다"면서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작은 실마리라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재차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