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의대 교육 6년→5년 단축 검토에 "질 담보되면 반대 안 해"
의료계 의견 수렴 했다면서 "의대 정원 규모, 의료계 반대 있었다" 시인
'의료 대란이 전공의 책임? 의학교육 5년제 전환?'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정감사 시작부터 타 정부인사들의 발언을 수습하는 데 곤혹을 치렀다. 지난 두 차례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2000명 의대 정원 확대 결정을 오롯이 혼자 결정했다며 대통령실의 책임을 끌어안은 뒤 이젠 타 정부인사들의 발언까지 수습하며 '뒷수습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양상이다.
조규홍 장관은 7일 시작된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장에서 "의료대란의 가장 큰 책임이 전공의에 있다는 국무총리의 발언에 대해 동의하느냐"고 묻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질의에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3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국민의 불안은 1만명 가까운 전공의들이 환자 곁을 떠난 데서 출발했다.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한 행동을 했다"고 발언, 논란이 됐다.
조규홍 장관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도 문제고, 전공의분들의 현장 이탈도 문제다. 어디가 더(책임이) 있다, 없다 이렇게 말하기보다는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이 든다"며 한 총리의 발언을 완화했다.
교육부가 국감 하루 전이었던 6일 돌연 '의학교육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 의료계에 충격을 안긴 데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백혜련 의원은 의학교육 감축방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지금 6년의 과정도 부족하다는 것이 의대 교수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 의료계획을 하겠다고 하다가 이젠 정말 질 낮은 의료교육으로 전 국민의 안전을 오히려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질타했다.
"보건복지부와 사전에 상의된 내용이냐, 교육부의 입장대로 6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것도 괜찮다 이런 생각이냐?"고 뒤이어 질의했다.
조규홍 장관은 "사전에 구체적 협의는 못 했다. 의료인력 공백 방지를 위한 교육부의 고민이 담겼다고 이해한다"며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일률적으로 5년제로 전환을 한다든지 특정 연도 입학생을 5년으로 의무화하라는 것이 아니다. 학교 사정에 따라 교육의 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육기간을 단축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한 거다. 만일 질을 담보하는 데 시간 단축도 가능하다고 하면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말장난이다. 현실적으로 6년 과정을 5년으로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 주무부장관으로서 그런 부분들을 명백하게 교육부에도 전달해야 된다"고 비판했다.
국감장에서도 2000명 의대 정원 확대 결정 과정에 대한 추궁은 빠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2000명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해 "누가 결정한 것이냐?"며 조규홍 장관의 지난 청문회 발언을 재확인했다.
백 의원 역시 "의료인력과 관련해 자문위원회나 추계위원회에서 의견을 전달한다 하더라도 결정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하는 것으로 돼 있다. 보정심이 장관님이 몇 시간 만에 생각한 2000명을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의결했다. 신뢰를 상실했다"며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를 거듭 제기했다.
조규홍 장관은 정원 규모에 대한 의료계의 반대가 있었음을 시인하면서도 의료계의 의견을 들었다는 모순된 답변을 이어갔다.
조 장관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료계를 대표하시는 분들도 그 규모에 대해서는 반대를 하셨지만 의제 정원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신 분은 없었다"면서 의료계 반대 입장이 있었음을 전했다.
구체적 의대 증원 숫자를 올린 적 없는 의료현안협의체도 다시 언급하면서 "보정심에 올리지 전 의료현안협의체 등을 통해서 20여 차례에 걸쳐서 토의 했다. 의료계의 의견을 들어서 100차례 이상의 의견을 들은 후 정했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