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의원, 전국서 모은 전공의·의대생 의견 국감장에 전해
의료 지속성·민영화 우려 다수 "다시 일할 환경 만들어 달라"
공식적으로 의견 표명을 아끼고 있는 사직 전공의와 수업 거부 중인 의대생들의 자필 메시지가 국회 국감장에서 공개됐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에 전공의 몇 분을 만났고, 현재 2월에 비해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 질의했다. 조규홍 장관이 지난 국회 청문회에서 전공의와의 대화 노력을 약속한 데 대한 점검을 진행한 것이다.
이주영 의원은 "개별적으로 만난 전공의 450명, 세미나·학회에서 개별적으로 얘기한 의대생이 1000명 이상된다"면서 전공의·의대생들이 자필로 쓴 메시지 중 다수 의견을 정리, 발표했다.
공통적으로 언급된 내용에는 의대증원 외 △2028년 건보누적 적립금 고갈에 대한 우려 △의료개혁이 민영화로 가는 포석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 △출산율·경제지표를 토대로 본 현행 의료시스템 유지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지적이 다수였다.
정부에 대해 "정부가 의사 자체를 뭉뚱그려서 나쁘게 얘기하지 말고, 국민 인식 개선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의료대란으로 인해, 정부에서 얘기하는 '필수의료'를 하고 싶었던 마음을 접었다는 안타까움을 전한 메세지 역시 포함됐다.
대구 지역의 전공의는 모교에서 외과를 수련 중인데, 제대로 수술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한 뒤 후배에게 외과를 제안할 수 없었다고 얘기했다.
응급의학을 전공하던 사직 전공의는 "다시 응급의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주영 의원은 "서울에서 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힌 전공의는 여러 때문에 지방에서 바이탈과를 선택했었다고 한다. 여러 유인이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면서 의대 증원만으로 모든 의료문제를 해결하려했던 정부의 고집을 비판했다.
"이 시점에도 의료 공백을 해결하기 위한 근무조건의 개선과 함께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이 사람들이 원하는 건 10년 뒤에 경쟁자가 나올 거니까 지금 안 하겠다는 게 아니다. 시스템의 붕괴를 진지하게 걱정하고 있다. 지역에서, 핵심 의료에 종사하게끔 만드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수련환경혁신 지원 사업 추진 계획을 내면서 전공의 의견 취합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의료개혁특위에도 의료계 참여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음도 비판했다.
이주영 의원은 "2월에 비해 상황은 더 여러워 졌다. 정부나 한국의료 자체의 기대가 더 없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당사자들을 만나고 설득해서 정책을 짜야 되는데 아무것도 안 전전된 상태에서 자꾸 상상으로 뭐가 나오니까 점점 얘기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규홍 장관은 전공의 만남에 대해선 "노력하고 있다"고 반복한 뒤 "전공의분들도 정원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전반에 관한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있다. 목표는 같다고 본다. 여·야 의정협의체나 의료개혁특위에 우선 참여한 뒤 서로 의견을 주고 받아야 하는 부분이라도 본다"면서 전공의나 의료계 스스로 정부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