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6년에서 5년으로 단축 놓고 야당 의원들 "비현실적" 한목소리
"엿장수 마음대로 정권 운영" 비판…"교육부에 이야기해 달라" 당부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첫날 기이한 풍경이 벌어졌다. 피감 기관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인데 교육부가 발표한 정책에 대한 질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발표한 탓이다. 비상 대책은 학교를 떠난 의대생의 휴학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학생들의 연속 휴학 기간을 제한하고 최대한 교육 가능 학생 수 등을 담은 학칙 개정을 주문하는가 하면 의대 교육 과정을 5년제로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의사 국가고시 유연화 등 대규모 인력 공백을 막기 위한 대책을 총망라했다.
상황이 이렇자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교육부 대책을 놓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의료인력 양성 주무부처인 만큼 "교육부와 이야기 좀 한 번 해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박 위원장은 "국시 일정 유연화 등에 대해 교육부가 보건복지부와 구체적인 협의도 없이 앞으로 협의하겠다는 말만 담아 발표하는 행태는 참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며 "교육부 대책은 의사의 수나 질에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챙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교육부 발표 대책에 대해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이 너무 많다"며 25년도 신입생에게 수강신청 등에 대해 우선권 부여, 동맹휴학 의사 없음 명확히 확인 등을 짚었다.
그는 "다시 복귀하는 학생은 우선권이 없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건 차별"이라며 "차별을 통한 겁박이다. 겁박이 반복적으로 쓰여있다. 교육 현장에서 문제를 많이 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조건부 휴학 승인 조건으로 동맹 휴학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확인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확인을 하나"라고 반문하며 "수사를 해도 고의나 과실 같은 내면의 의사를 밝혀내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별도로 가정방문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족보를 인정하는 식의 교육부 대책은) 대학교육의 정상화라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야당 의원, 의대 교육 6년에서 5년 단축 부당함 집중 공세
박주민 위원장뿐만 아니다. 국감 첫날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 대책 중에서도 교육 과정 단축의 부당함을 집중적으로 질타하며 보건복지부가 교육부에 확실한 의견을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의대와 연세의대 교육 과정을 공유하며 "현실적으로 6년 과정도 부족하다는 게 현장의 생각"이라며 "의료개혁을 하겠다고 했다가 질 낮은 교육으로 전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의대교육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침 했다.
같은 당 서영석 의원도 "의대 교육과정 공백을 해결하라니 하다 하다 의대교육을 줄이겠다고 한다"라며 "의대교육이 무슨 덤핑 물건인가. 이게 정상적인 정부인가"라고 비판했다. "의대교육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일 것이 아니고 윤석열 대통령 임기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정부 마음대로 의대 정원을 늘리고 또 줄일 때는 학제 개편으로 마음대로 줄이고 엿장수 마음대로 정권을 운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소병훈 의원 역시 "학사과정을 줄이는 문제는 교육부가 담당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 정도 되면 보건복지부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라며 "이런 교육과정을 거쳐서 배출되는 의사들을 보건복지부가 관리해야 하는데 6년씩 교육을 받았던 의사들이 5년으로 줄여서 교육부에서 한다는 데 같은 정부로서 이해가 가나"라고 짚었다.
이어 "교육부가 누구에게 쫓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적어도 정부가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보건복지부는 교육부에 강력하게 항의할 수 없으면 근거를 받아서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