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악성 뇌종양 '수모세포종' 바이오마커 발굴

소아 악성 뇌종양 '수모세포종' 바이오마커 발굴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10.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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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모세포종 환자군 'TKT 단백질' 농도 높아…연수막 전이 진단 활용 가능성
김승기·김주환·최승아·한도현·단기순 연구팀 [Scientific Reports] 최근호 발표

수모세포종 환자의 뇌 및 척수 MRI. 소뇌 종양(왼쪽)과 광범위한 연수막 전이(오른쪽)가 나타났다. ⓒ의협신문
수모세포종 환자의 뇌 및 척수 MRI. 소뇌 종양(왼쪽)과 광범위한 연수막 전이(오른쪽)가 나타났다. ⓒ의협신문

'TKT 단백질' 농도를 활용하면 소아 악성 뇌종양인 수모세포종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연수막 전이 검사 방법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김승기·김주환 교수,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 소아암사업부 최승아 교수, 융합의학과 한도현 교수(단기순 박사) 공동연구팀이 소아 수모세포종 환자의 뇌척수액을 분석해 단백체 특성을 규명하고, 연수막 전이의 바이오마커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척수액 분석을 통해 수모세포종 환자군의 'TKT 단백질' 농도가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단백질은 연수막(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 전이와도 관련이 있어 고위험 수모세포종 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모세포종은 전체 소아 뇌종양의 10∼20%를 차지한다. 종양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고, 전이가 없는 경우 수술 후 방사선·항암제 치료 시 5년 생존율이 80%에 달한다. 하지만 전이가 있는 고위험군은 생존율이 50∼65%로 감소한다. 수모세포종 진단 시 10명 중 3명은 연수막 전이 상태로 예후가 나쁘다. 

현재 수모세포종의 연수막 전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척수 MRI와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한다. 하지만 이 같은 검사 방법은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정확한 검사 방법 개발을 위한 진단 바이오마커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동연구팀은 2016∼2019년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수모세포종 수술을 받은 환자군(21명)과 뇌종양이 없이 수두증 수술을 받은 대조군(14명)을 대상으로 비표적 분석법으로 뇌척수액의 모든 단백질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평균 1100여개의 단백질이 확인됐다. 공동연구팀은 수모세포종 환자군의 뇌척수액에서 상대적으로 발현 강도가 높은 단백질 4종(SPTBN1, HSP90AA1, TKT, NME1)을 바이오마커 후보로 선정했다. 효소면역분석을 통해 각 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한 결과, 종양세포의 발달 및 진행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된 'TKT 단백질' 농도가 유의미하게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추가 연구를 통해 뇌척수액 구성 물질로 뇌종양 전이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포외소포에서도 TKT 단백질을 검출했다.

특히 연수막 전이 수모세포종 환자군은 무전이 환자군보다 TKT 단백질이 검출되는 세포외소포의 개수가 많았다. 세포외소포 개수가 늘어날수록 연수막 전이 정도가 심해지는 상관관계를 보였다. 

대조군과 수모세포종 환자의 TKT 양성 세포외소포 개수 비교. ⓒ의협신문
대조군과 수모세포종 환자의 TKT 양성 세포외소포 개수 비교. ⓒ의협신문

공동연구팀은 단백질 경로분석을 통해 환자군의 뇌척수액에서 포도당을 생성·분해하는 '당 대사 관련 경로(오탄당 인산 경로 등)'가 활성화 되어 있고, TKT 단백질이 이 같은 활성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공동연구팀은 당 대사 작용이 수모세포종의 연수막 전이 기전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공동연구팀은 "TKT 단백질이 수모세포종의 연수막 전이를 식별하는 바이오마커로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특히 TKT 단백질이 검출되는 세포외소포를 활용하면 진단적 가치가 높은 연수막 전이 검사 방법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승기 교수(소아신경외과)는 "이번 연구는 수모세포종 환자의 뇌척수액을 심층적이고 포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연수막 전이의 병태생리와 분자생물학적 이해도를 높였다"면서 "수모세포종의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향상하고 나아가 고위험 환자군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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