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답변 "수치상으로 4000명, 2000명이 진짜 최소 수치"
여·야 당대표가 사퇴 요구 해도 "제가 답할 문제 아니다"
책임에 대한 무거움도, 의료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도 없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리지키기에 급급한 책임 회피성 발언과 "노력하겠다"는 성의 없는 답변만을 남겼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의료사태에 대한 책임과 해결책을 묻는 질의에 대해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공식사과와 자리를 내려놓음으로써 의료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질타에도 "제가 말씀드릴 문제가 아니다"라며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야당 의원들은 8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의료사태에 대한 책임을 대통령과 정부에 돌리면서, 사과와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현 의료대란 사태 해결을 위해 대통령 공식 사과와 책임자인 장·차관의 용퇴를 촉구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고민해 보셨느냐"고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도 "여야의정협의체에 대해 전공의 단체, 대한의사협회가 여전히 들어오지 않고 있다. 들어오게 하기 위해선 장·차관님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며 사퇴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여·야 당 대표가 의료대란 해결과 관련한 합의안으로 대통령의 사과와 장·차관의 사퇴를 도출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질의 수위를 높였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퇴 의향을 묻는 질의에 "제가 말씀드릴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고, 여·야 합의안에 대해서도 "제가 가정을 해서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의대 증원 2000명 증원이 '최소'라고 했던 장상윤 사회수석의 발언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공개, 또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조규홍 장관은 "장상윤 수석이 지난 서울의대와의 토론에서 4000명 증원해야 되는데 2000명 증원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 동의하느냐"는 백혜련 의원 질의에 "지금 수치상으로는 4000명, 2000명이 진짜 최소 수치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의료계 내 두 단체만이 참여의사를 밝힌 여야의정협의체를 의료대란 해소 방안으로 '올려치기'하면서도, 해당 단체들이 선결조건으로 내건 의대생 '휴학 승인'에 대해서는 "교육부 소관으로, 협의하겠다"며 한발 빼는 모습도 보였다.
조규홍 장관은 "의료개혁은 일부 의사단체에서 여야 의정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그 협의체에서 잘 논의해서 조기에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여야 의정협의체가 가동이 되면 좀 더 빨리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연내에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하면서 협의체를 통한 의료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의학회와 KAMC가 22일 공식 입장을 통해 협의체 참여 의사를 확인하면서, 의대생 휴학계와 관련한 대학의 자율 의사 보장을 주요 안건으로 요구한 데 대해선 "교육부 소관이기는 하지만…하여튼 저는 휴학은 관련 법령과 학칙에 따라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자세한 사항은 교육부하고 한번 협의를 해 보도록 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의료사태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질의에 "노력하겠다", "협의하겠다"며 구태의연한 답변을 반복한 데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남인순 의원은 "더 노력한다, 그런 얘기 갖곤 안 된다.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의료 문제는 1, 2년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바라보는 문제다. 장·차관 두 분이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 정말 다시 한 번 심사숙소 하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백혜련 의원은 "의료대란을 책임지고 종식시켜야 될 또 보건복지 정책을 끌려가야 될 책임자가 기준이 없다.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 듯 하다"며 "보건복지부가 (의대생 휴학 입장에 대해 빨리 입장을 내지 않으면) 두 단체마저도 들어오지 않을 확률이 많다. 두 단체가 들어오더라도 더 큰 지분을 가진 전공이라든지 의대생들은 전혀 협력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여야 의장협의체가 굴러갈지 그것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