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추적 관찰, 발작성 71.9%, 지속성 49.3% 안정 상태…치료 후 증상 75.5%→10.5%
오일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 대한심장학회 학술지 [Korean Circulation Journal] 발표
한국인 심방세동 환자의 '냉각풍선절제술(cryoballoon ablation)' 장기 치료효과가 입증, 근거에 입각한 표준치료지침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오일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순환기내과)은 한국인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냉각풍선절제술' 시행 후 2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결과를 대한심장학회가 발행하는 [Korean Circulation Journal] 최근호에 발표했다.
심방세동은 심방 내 여러 곳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 불규칙한 박동을 일으키는 부정맥의 한 종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2년 기준 부정맥 환자는 46만 353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60세 이상 심방세동 유병률은 5.7%에 달한다.
심방세동 치료법 중 하나인 냉각풍선절제술은 심방과 연결된 폐정맥 입구를 영하 89도 이하의 온도로 얼린 풍선으로 막아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정상적인 심장 박동으로 회복시키는 시술이다. 시술 시간이 비교적 짧고, 합병증 발생률이 낮아 널리 시행하고 있지만, 장기 효과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오일영 교수 연구팀은 'Cryo Global Registry'에 등록된 한국인 심방세동 환자 299명(발작성 심방세동 환자 150명, 지속성 심방세동 환자 149명)을 2년간 추적 관찰, 냉각풍선절제술 이후 심방세동 재발률과 증상 개선 및 삶의 질 향상 정도를 비롯해 재발 위험 요인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발작성 심방세동 환자의 71.9%, 지속성 심장세동 환자의 49.3%가 냉각풍선절제술 후 2년 동안 심방세동이 재발하지 않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술 후 심방세동으로 인한 증상이 감소하고, 환자들의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시술 전 75.5%의 환자가 가슴 두근거림·피로·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호소했지만, 시술 후 2년이 지난 시점에는 10.5%로 감소했다.
심방세동 진단 후 냉각풍선절제술을 시행하기까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방세동 재발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심방세동이 장기간 지속될수록 심장의 구조가 변형돼 재발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좌심방이 큰 환자일수록 시술 후 재발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좌심방의 직경이 클수록 심장의 전기 신호가 불안정해져 재발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좌심방의 크기가 큰 환자들에게는 보다 정밀한 치료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일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표준화된 심방세동 치료 방침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향후 심방세동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앞장서 많은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