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등 11곳 추가, 전체 상급종병 중 90% 참여
42곳서 총 3186개 일반병상 감축...공공병상 감소 등 우려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숫자가 전국 42곳, 전체 상급병원의 90%로 늘었다.
비바이탈과목의 위축, 공공병상 감소 등 반작용 우려에도 정부의 의료개혁 드라이브에 대다수 상급종병이 동참하면서 참여 병원의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상급종병 구조전환 지원사업 참여기관에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계명대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동아대병원·삼성창원병원·서울대병원·양산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충북대병원 등 11곳이 추가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서울대병원 등 11개 기관이 추가되면서,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병의 숫자는 전국 42곳으로 늘었다. 이는 전체 47개 중 90%에 해당하는 수치다.
해당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가 수가와 인력구조 개편 등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선정기관들은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대해 인상된 수가를 적용받고, 권역 내 협력 의료기관과의 의뢰·회송으로 경증환자 비중을 줄여나갈 경우 그 성과를 평가해 추가 인센티브 보상을 받게 된다.
반대로 일반병상의 숫자는 줄여야 한다. 정부가 규모와 진료량 확장에서 벗어나 의료 질 제고에 집중하게 한다는 취지로 지역의 경우 5%, 수도권은 15% 가량의 일반병상을 빼는 것을 사업 참여 조건으로 걸어둔 까닭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 187병상을 비롯해 전국 42개 상급종병에서 3186개 일반병상을 감축을 약속했는데, 일각에서는 이른바 비바이탈과목의 위축이나 공공병상 감소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필수·중증 의료만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상급종병 내 과목별 불균형이 심화될 우려가 있으며, 국립대병원마저 일방병상을 일괄 감축토록하면서 이들이 담당해왔던 공공의료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최근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서울대병원의 병상 총 1731개 가운데 300병상이 공공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병상 수를 15% 일괄로 감축할 경우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공공의료 기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병원장은 "일반 입원실 비중이 지나치게 낮아져 필수 진료 기능이 왜곡될 수 있고, 국가재난시 환자 수용 능력과 전공의·의대생 교육 연구 역량도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상급종병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지속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미 90%의 상급종병이 참여신청을 냈지만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경실 의료개혁 추진단장은 "대다수 상급종합병원이 구조전환 참여를 결정함에 따라 상급종병이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 의료기관 간 진료협력체계 구축의 구심점으로 변모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자평했다.
보건복지부는 "아직 참여하지 않은 상급종병도 준비가 되는 대로 조속히 지원받을 수 있도록 추가적인 신청 상황을 보면서 선정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