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수십년간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생각 달라도 우린 하나"
7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 1위·매 분기 최대 매출·영업이익 달성 '성과'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2026년 상용화 예정…"대도약 계기 될 것"
2029년 3조, 2034년 5조 매출 달성 중장기 목표 제시…"글로벌 톱티어 성장"
"한미약품은 지난 수십년간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해 왔다. 전문경영인으로서 목표는 분명하다. 누가 맡더라도 한미의 가치와 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토대를 다지는 데 있다. 이는 곧 한미의 역사이자 전통이고 문화다. 소통과 변화가 동력이다. 누구와도 이야기하면서 공동선을 위한 접점을 찾아 나가고, 안주하지 않는 변화를 통해 늘 새로운 한미를 구현하겠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의지를 밝혔다.
한미의 수장으로서 지난 2년간의 성과는 뚜렷하다.
7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1위, 매 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달성, H.O.P(Hanmi Obesity Pipeline)로 대표되는 혁신적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등 다수의 신약 개발을 통해 지난 시간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오는 1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는 지주회사가 상정한 대표 해임안이 올라와 있다. 고소고발을 통해 여러 가지 해임 사유를 들고 있지만 실제 요건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진다.
그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주 권익 신장, 회사 성장, 조직 정상화를 향해, 상처받은 구성원들의 마음을 챙기며 발걸음을 옮긴다. '30년 한미맨'을 옥죄는 삿된 올무에 갇히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주주들의 권익 향상과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경영권 이슈로 상처받은 내부 구성원을 보듬고, 조직을 회복시키는 데 매진하겠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어도 우리는 모두 한미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이들이다. 모두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힘을 모을 때다."
지난 1993년 제제연구센터 연구원으로 한미와 인연을 맺은 이후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품질관리,생산,영업,연구개발 등 다양한 부문을 두루 경험했다. 의약품 연구개발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 품질관리와 생산, 영업과 마케팅, 최고경영자로서의 경험을 통해 '한미가 잘 할 수 있고, 잘 해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확고한 철학도 갖게 됐다. 모든 부서가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율하고 독려하는 게 제 소명이자 역할이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안정적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가치 지향, 유기적 관계 설정이 자양분이다.
"대표이사 취임 이후 코로나19 엔데믹, 의정 갈등에다 최근의 경영권 분쟁까지 마주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경영상황은 늘 엄중했고, 위기였다. 하지만 R&D센터, 국내사업본부, 신제품개발본부, 해외사업본부, 경영관리본부, 제조본부/제제연구소 등의 6개 부서 본부장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의 매 분기 달성했다. '전문경영인그룹 의사결정체'의 성과다. 선진적인 경영 시스템을 통해 외부의 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최고의 실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주주·기업 가치 제고의 마중물은 '소통'이다.
"지난 11월 11일 열린 '2024 한미약품 이노베이션데이'를 통해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한 우리의 의지를 알렸다. 제가 직접 주주들께 한미약품의 경영상황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설명드리고, 각 본부장들도 각자 맡은 영역의 발표자로 직접 나서, 주주들께 책임질 수 있는 성과를 공유했다. '전문경영인그룹 의사결정체'에 속한 동역자들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주주들과 직접 소통을 이어가겠다. 이와 함께 내년 3월 정기 주총 시즌에 발표할 주주친화정책 마련을 위해 '주주친화정책 수립을 위한 준비위원회'(가칭)를 운영한다. 단기, 중기, 장기 주주친화 정책, 재무적 방안과 비재무적 방안을 나눠 주주가치 극대화 전략을 제시하겠다."
지속가능성, 예측가능성, 확고한 전문경영체제는 더 큰 도약의 지렛대다.
"한미약품이 지주사에 원하는 것은 간명하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원활한 업무지원과 협조다. 우리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속가능성', '예측가능한 경영 상황', '확고한 전문경영인 체제 수립'이다. 임시주총에 상정된 해임안은 부당하다. 사사로운 욕심이 아니다. 전문경영인이 어떤 외풍에도 흔들림 없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한미의 꿈은 이런 문화속에서 영근다."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기대를 모은다.
"H.O.P프로젝트 주력 제품인'에페글레나타이드'는 임상3상 환자 모집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과체중 및 1단계 비만 환자에 최적화된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2026년 출시 목표다.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원의 시장가치를 확신한다. 최근 해외 학회에서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HM15275), 신개념 비만치료제(HM17321) 개발 현황도 공개했다.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25% 이상 체중감량 효과가 기대되며, 현재 미국에서 임상1상이 진행 중이다. HM17321는 11월 열린 미국비만학회에서 근육 증가와 동시에 체중 감량이 가능한 계열 내 최초 신약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비만치료 영역 외에도 대사질환과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서 혁신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제들을 공격적으로 현재 개발하고 있다. mRNA, ADC, TPD, CGT 등 다양한 치료제 영역의 신규 모달리티 확대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을 수년 째 앞에서 이끌고 있다. 로수젯, 아모잘탄을 이을 제품군도 준비돼 있다.
"지난해 아모잘탄 누적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고,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제 로수젯은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누적 처방액 1000억원을 넘었다. 7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 1위도 예상된다. 블록버스터 제품의 경쟁력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복합신약 개발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차세대 성장동력 제품군도 마련돼 있다. 'HCP1803'과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대표적이다. 'HCP1803'은 국내 첫 저용량 고혈압3제 복합제로 국내 임상3상이 진행되고 있다. 고혈압1차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치료기기와 접목한 첫 디지털융합의약품도 개발 중이다."
최근 10년동안 매출액 대비 13%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는 2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해마다 연구개발에 매출의 13%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연구 인력도 꾸준히 늘리면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R&D투자 규모는 2021년 1615억원, 2022년 1779억원, 2023년 2050억원, 2024년 23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R&D 인력도 2021년 554명, 2022년 584명, 2023년 627명, 2024년 675명으로 확대했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연구원들이 탄탄한 R&D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바이오/합성으로 이분화됐던 연구조직을 질환별로 재정비하는 등 유연하게 연구원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연구원 간 시너지도 상당하다."
2029년 매출 3조, 2034년 매출 5조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10년 내 3∼5개의 글로벌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5년, 10년 뒤 목표를 구성원 전체가 공유하고 있다. 목표를 공유하면 구성원 스스로 다음 단계를 준비한다. 국내에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결국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한미에 대한 인지도, 제품에 대한 우수성을 각인시키면 신약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진다. 에페글레나타이드 등 대표 제품군을 토대로 대도약의 시기가 분명히 올 것이다."
'한미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한미만이 해낼 수 있는 일'에 선택과 집중을 이어간다.
"한미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앞장서 걸으며 혁신과 변화를 주도해 왔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염려하지만, 지금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 '한미약품이 잘할 수 있고, 한미약품만이 해낼 수 있는 일, 한미약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찾아 더욱 매진하겠다. 흔들림 없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뤄낼 수 있도록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