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등록 후 분위기 반전…계엄부터 탄핵안 가결까지
대국회 활동력 및 정원 확대 이외 현안 밝은 후보에 관심
이달 초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보궐 선거의 막이 올랐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 5명의 레이스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아 후반전에 돌입했다.
의협회장 선거에는 ▲김택우 후보(기호 1번) ▲강희경 후보(기호 2번) ▲주수호 후보(기호 3번) ▲이동욱 후보(기호 4번) ▲최안나 후보(기호 5번) 등 5명이 나섰다. 후보들은 지역 및 직역의사회 등의 연말 행사를 챙기는가 하면 후보 개인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불과 보름 사이 사회 분위기는 급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고,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게 됐다. 계엄포고령에는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가 '처단'의 대상이 됐다. 의료계는 계엄에 분노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올 초부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대정원 확대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를 계기로 의료계는 다시 한번 정부에 정책 중단을 요구하며 강하게 압박하는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전국대표자대회를 열고 의료계 목소리를 정부와 국민에게 강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의과대학별로 의대별로도 교수, 학생, 전공의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동시에 국회와도 소통에 나섰다. 19일에는 국회 김영호 교육위원장과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과 간담회도 가졌다. 두 위원장 모두 더불어민주당이다.
5명의 후보도 모두 현안인 의대정원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17일 부산시의사회가 연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은 분위기 반전을 위한 방안을 공유했다.
김택우 후보(기호 1번)는 "결사적으로 모집 중단을 위해 원칙을 세워서 가겠다"라며 "정부는 정책 결정의 힘이 이제 없으니 정치권을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희경 후보(기호 2번) 역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정부가 대학 총장들이 자율성을 갖고 모집 정원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국민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고도 했다.
주수호 후보(기호 3번)는 "의료계가 길을 제시하고 정부나 정치권에 답을 달라고 기다려야 한다"라며 "우리의 힘을 갖고 정부나 정치권을 압박하는 게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후보(기호 4번)는 싸워야 한다며 "강력하게 투쟁하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안나 후보(기호 5번)은 대통령 대행부터 만나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일단 학교를 살리자, 학생을 살리자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사회가 급변하면서 회장 선거에 투표권이 있는 회원들의 표심도 요동치고 있다. 이미 막바지에 들어온 입시를 중단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론과 바뀔 수 있다는 희망론이 섞이면서 차기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 및 직역 의사회 회무를 모두 경험해 본 한 원로 회원은 "의대정원 문제는 앞이 불투명하고 깜깜하더라도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며 "특히 대통령이 직무 정지된 현재는 대국회 활동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후보들이 국회와 소통 능력이 얼마나 있는지를 검증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의대정원 확대라는 현안뿐만 아니라 필수의료 패키지에서 언급하고 각론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는 후보의 모습도 관심 사안 중 하나다.
한 지역의사회 임원은 "환산지수 유형별 조정을 앞세운 지불제도 개편, 비급여 신고 내역 확대 등 의료계를 위협하는 정책이 산적해 있다"라며 "각각의 현안에 이해가 깊고 나아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제시하는 리더가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