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대 의협회장 선거, 주수호 후보를 지지합니다
한상현(연세대 휴학 의대생)
<알려드립니다>
의협신문은 제43대 의협회장 선거와 관련 각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은 선거운동 기간 중 후보 측으로부터 3회까지 받고 있습니다.
흔히 궁즉통(窮則通)이라고들 합니다. 상황이 궁지에 몰리면 어떻게든 길이 있다. 대강 이런 의미로 쓰이곤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는 터무니없는 오역입니다. 원문은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입니다. 궁지에 몰리면 변화하고, 변화하면 통하는 길이 생기고, 통하면 오래 살아남는다. 궁지에 몰려 있다고 저절로 길이 생기는 게 아닙니다. 처절하게 변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길이 생기고, 그래야 살아남습니다.
지금 의료계는 최악의 궁지에 몰려 있습니다. 술주정처럼 툭 튀어나온 '2000' 한 마디에 의료가 흔들리고 전공의, 의대생들이 병원 밖을 떠돌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1년의 휴학을 하며 지켜본 대한의사협회의 행보는 솔직히 말해 처참했습니다. 여론을 주도하지도, 조직력을 보여주지도 못하더니 불미스러운 사태로 회장직마저 공석이 되었습니다. 외부의 적만 해도 문제인데 내부의 무능까지 겹치니 총체적 난국입니다.
이런 상황을 보고 있자니 문득 걱정이 듭니다. 궁하면 변해야 하는데, 우리는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변화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그 비전을 제시할 리더가 필요합니다.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진단하고, 여러 인재들과 협력해 해결하는 것. 이것이 변화를 이끌 리더의 역할입니다. 2000명 증원 이후에도 끝없이 쏟아질 의료 악법들, 산재한 법적 리스크… 이런 위기에 그때 그때 겨우 대응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변화를 실제로 추진할 실행력과 인력도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저는 이런 리더로 주수호 후보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으실 여러 선배님들께 한 명의 휴학 의대생으로서 올해 봐온 주수호 후보의 모습을 소개드리려 합니다.
제가 봐온 주수호 후보는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주수호 후보는 이번 대란 이전부터 한결같이 '당연지정제 폐지'의 비전을 내걸고 활동해왔습니다. 이번 사태로 당연지정제가 의사들을 옭아매는 정부의 무기임을 모두가 알게 되었지만, 작년만 해도 이를 공개적으로 외치는 목소리는 듣기 힘들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주수호 후보는 계속해서 당연지정제가 왜 의료제도의 근본 문제인지, 당연지정제 폐지 이후는 어때야 하는지 외쳐왔습니다. 비대위에서 언론홍보를 맡을 때도 그랬습니다. 수사를 받으면서도 시종일관 당당한 모습으로 오히려 국정조사를 추진하라고 공격했던 주수호 후보입니다. 저는 이런 비전을 가진 사람이 이끄는 의료계가 궁금합니다.
또, 제가 봐온 주수호 후보는 잘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묻고 조언받기를 망설이지도 않습니다. 까마득한 후배인 제게도 이런 대안이 학생들 입장에서 어떨지, 현재 여론은 어떤지 먼저 전화를 걸어 묻곤 하는 주수호 후보입니다. 소통이 안 되는 리더가 얼마나 조직과 국가를 망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주수호 후보가 회장이 된다면 최소한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봐온 주수호 후보는 무엇보다 인재가 많은 사람입니다. 주수호 후보가 이끄는 미래의료포럼에 처음 갔을 때, 이렇게나 유능한 멤버들을 많이 모아 놓았다는 데 놀랐습니다. 개원의, 교수, 전공의, 의대생 등등은 물론 법조계나 언론계 인사들까지… 다양한 직역과 역량의 사람들을 따르게 하는 카리스마가 있는 후보입니다.
지금 의료계가 처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명의 '좋은 리더'를 넘어 '좋은 팀'이 필요합니다. 주수호 후보에게는 이런 팀을 꾸릴 인재풀이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려울 때 사람의 진짜 모습이 보인다면, 제가 본 주수호 후보는 리더의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었습니다.
"어려운 시대는 강인한 사람을 낳고, 강인한 사람은 좋은 시대를 낳는다." 미국에는 이런 격언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려운 시대의 한복판을 지나는 중입니다. 강인한 리더 주수호 후보가 의료계를 위기에서 건져내고 좋은 시대를 열기를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