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식사 '뷔페식'이라 환수...법원이 제동

입원식사 '뷔페식'이라 환수...법원이 제동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5.02.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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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원, 건보공단 상대 소송 제기한 요양병원 손 들어줘
건보공단 측 자율배식 식사 제공 "의사처방 아니다" 주장
김주성 변호사 "의료법 위반과 요양급여 대상은 별개로 봐야"

ⓒ의협신문
ⓒ의협신문

입원환자에게 자율배식(뷔페식) 형태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을 문제 삼아 급여비를 환수하는 건강보험공단 행태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 제1부(재판장 양상윤)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A요양병원 원장이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요양병원은 입원환자에게 자율배식 형태(뷔페식)로 식사를 제공하고 요양급여비를 청구했다. 다만 입원환자 중 거동 제한이 필요한 환자, 감염 차단이 필요한 환자, 보행이 어렵거나 부작용이 있는 환자는 병실 안에서 식사를 하도록 했다. 치료식과 일반식을 구분해 처방을 내린 셈이다.

자율배식이더라도 당시 보건복지부 고시인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중 입원환자 식대 세부 산정기준을 준용해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을 기본으로 하고 밥과 국을 제외한 4가지 반찬을 제공했다.

건보공단은 현지조사를 통해 A요양병원의 자율배식 식사제공 후 급여를 청구한 것은 부당청구라고 보고 요양급여비 환수 처분을 내렸다. 환수 금액은 2544만원 수준이었다.

건보공단의 주장은 간단하다. 요양병원이 자율배식 형태로 환자에게 식사를 제공한 것은 의사 처방에 의해 식사를 제공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입원환자에 대한 식사가 자율배식 형태로 이뤄진다면 영양소 섭취가 불균형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주장도 더했다.

법원은 건보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사가 입원환자에게 어떤 내용을 식사에 관한 처방을 했어야 하는데 그에 관한 처방을 하지 않았다거나, 개별 환자 식사에 관한 구체적인 처방 내용에 비춰볼 때 자율배식은 처방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에 아무런 입증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또 "자율배식 형태로 입원환자에게 식사가 제공되면 영양소 섭취가 불균형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를 이유로 의사 처방에 의해 입원환자에게 식사를 제공한 경우가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입원환자 식사는 환자 치료에 적합한 수준에서 의료법령 및 식품위생법령에서 정하는 기준에 맞게 위생적인 방법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법령에는 자율배식 자체를 금지하고 있거나 자율배식은 의사 처방이 아니라고 볼 만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A요양병원 측 변호를 맡은 김주성 변호사(법무법인 반우)는 지극히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이라고 판단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요양병원의 식사 자율배식에 대한 건보공단의 급여비 환수 행태는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라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요양병원들이 암 환자 진료에 매진하면서 실손보험과도 엮이면서 보건당국의 환수 레이더에 포착된 것. 김 변호사만 해도 A요양병원과 같은 처지에 놓인 사건을 여러 개 변호하고 있다.

김주성 변호사는 "최근 대법원은 특정 의료행위나 진료방법이 의료법에서 허용하는 의료행위에 포함되는지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라며 "건보법 상 요양급여기준 위반이 아닌 개별 법령 위반일 때는 부당이득 환수를 극히 제한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은 최근 대법원 판례 경향에 충실한 판결"이라고 평했다.

또 "의료법 등을 위반했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이나 형사 처벌의 문제이지 요양급여기준에 따른 진료행위와 그 대가의 지급이 부정돼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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