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정책연구원 의사추계 논문,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의사 실질 근무일수 '289.5일' 적용…최대 1만 1481명 과잉

당장 올해 의대정원을 2000명 늘려도, 정원 확대를 하지 않아도 10년 뒤에는 의사 수가 '과잉'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싱크탱크 의료정책연구원의 연구인데,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원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입장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근거로 삼은 세 편의 연구보고서 결과와도 배치된다.
의료정책연구원의 연구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반대되는 결과이지만 국제 학술지에 실리면서 공신력을 더하고 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의대정원 확대의 필요성에 대한 논문(Expansion of medical school admission quotas in Korea, is it really necessary?)을 6일 공개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지인 BMC 공중보건(BMC PUBLIC HEALTH)에 실렸다.
연구진은 의사 수 추계에 사용할 모형 설정에 특히 신경을 쏟았다. 의사인력 공급추계는 유입유출법을 사용했고 의료수요는 2022년 기준 성별과 5세 단위 연령구간별 1인당 의료이용량으로 목표연도별 의료이용량을 산출했다.
특히 연구진은 의료정책연구원에서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전국의사조사 결과를 활용해 한국의사의 실제 근무일수로 289.5일을 추가했다. 이는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근거 논문에서 적용한 265일 보다 약 한 달 정도 많은 근무일수다.
그 결과 기존 의대 정원인 3058명이 그대로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의사 인력은 당장 올해부터 '과잉'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는 926명 과잉, 2031년 2724명 과잉, 2035년에는 3161명 과잉이었다.
정부 발표대로 올해 1509명 증원, 이후 2000명씩 증원한다면 의사 과잉 범위는 더 커졌다. 우리나라 의사 실질 근무일수인 289.5일을 적용하면 2031년에는 4052명이, 10년 뒤인 2035년에는 1만 1481명이 넘쳐났다.
다만, 근무일수가 265일일 때는 의사 수가 '부족' 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근무일수를 275일로 설정하면 2000명 증원을 유지했을 때 2035년에는 4151명 과잉으로 나타났다. 275일일 때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으로 2035년 의사인력 수급현황은 근무일수에 따라 1300명 부족부터 1만1481명 과잉으로 나타났다"라며 "2035년에는 1만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정부 주장은 의사 근무일수를 과소 추정한 265일을 적용했을 때 비슷하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응급실 뺑뺑이, 지역의료 붕괴 등 복잡한 의료문제를 우리나라 정부는 단순히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늘려 의사 숫자만 늘리면 낙수효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회가 원하는 의사는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의사인력 수급 계획은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의료공급자 및 관련 단체 등과 논의해 우리나라 의료환경을 고려한 중장기적인 수급추계 모형과 방식을 논의해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의사 수를 늘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단편적 생각보다 불균형 분모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도 더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그동안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다양한 연구자료를 생산하고 있다. 의사 과잉을 예측한 연구결과도 있었지만 정부는 편향적인 연구 결과만 이용해 의대정원 확대 근거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 교신저자인 문석균 부원장은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에 실리면서 연구원 연구자료의 객관성과 공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의정연 연구가 정부 정책 개선에 근거자료가 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