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중구 심평원장 "나도 삭감 당해봐…세부적으로 보겠다는 것"
외과계 수가 집중 인상 및 허가범위 초과 승인제도 개선 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검사 다종'을 올해 선별 집중심사 대상에 포함, 개원가의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심평원은 선별 집중 심사 포함의 의미는 말 그대로 '세부적으로 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심평원에서 선별 집중심사 대상으로 꼽은 '검사 다종'은 '의과 외래 검사를 15종 이상 실시한 건'을 말한다.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11일 전문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의료계 우려에 대해 "선별 집중심사 대상이 된다고 해서 다 삭감하는 건 아니다. 세부적으로 보고, 내부적으로 문제가 되면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심평원은 매년 의료기관 진료경향 개선을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선별집중심사 대상 항목을 공개하고 있다.
올해에는 "검사료 청구금액 지속 증가 및 의학적 필요성이 불분명한 검사를 일률적으로 실시하고 청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15종 이상 검사'에 대한 집중심사를 예고했다. 대상 기관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제외한 병원·의원이다.
개원가는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어떤 항목에 대한 심사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없이 의과 외래 검사 15종 이상 실시 청구명세서가 집중심사 대상에 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한내과의사회는 2일 입장문에서 "지역사회 획득 폐렴 환자의 경우 권장 검사만으로도 최소 17종 이상의 검사가 필요하다. 국민건강검진의 일반 검사 항목도 8종에서 14종에 달한다"며 15종 이상 기준은 현실적인 임상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합리적인 기준이라고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검사 다종 포함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선별집중심사 항목 재검토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31일 자로 발송했다.
강중구 원장은 의료계 우려에 대한 입장을 묻자 "임상에서 필요하다고 처방된 검사가 40개, 60개 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다빈도로 발생하는 기관이 있다"며 "(이런 경우에 대해) 세부적으로 보겠다는 의미다. 다 삭감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외과계 수술·처치·마취 분야 수가 집중 인상 및 허가범위 초과 승인제도 개선 예고
올해 추진코자 하는 '핵심' 과제로는 상대가치점수 제도의 불균형 해소와 약제·치료재료의 허가범위 초과 승인제도 절차 개선을 꼽았다. DUR 의무화 추진에 대한 의지도 함께 전했다.
강중구 원장은 "올해 불균형한 수가의 왜곡을 바로 잡겠다. 저수가 구조를 퇴출하고, 외과계를 포함한 수술·처치·마취 분야를 우선적으로 집중 인상코자 한다"고 밝혔다.
현행 행위별 수가에서 상대가치점수 제도의 불균형 요소가 있는데 이중 중증도와 위험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을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강중구 원장은 "상대가치점수 구성 요소를 재평가해 왜곡된 수가 구조를 바로 잡고, 저평가·고평가된 수가 항목들의 전반적인 재평가를 통해 수가 불균형을 바로잡고자 한다"면서 "중증도가 높은 고난도 행위에 대한 수가 보상을 강화해 전체 의료행위 영역의 균형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약제·치료재료의 허가범위 초과 승인제도 절차 개선은 현행 제도가 긴급한 치료가 불가피한 환자 등 현장을 반영하지 못해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약제와 치료제료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허가범위 내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제약사·의료기기업체들은 대부분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주요 적응증에 대해서만 임상시험을 실시한 후 허가를 신청하고, 식품의약처 역시 업체가 신청하는 범위에서만 허가사항을 결정하게 돼 허가 범위가 극히 한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강 원장은 "진료상 필요한 경우 안전성을 확인한 후 예외적으로 허가범위를 초과해 사용할 수 있도록 일반약제는 2008년, 항암제는 2018년, 치료재료는 2020년부터 별도의 절차를 제정해 허가초과 승인제도를 운영 중"이라면서 "원장 취임 후 현행 제도운영 현황을 보니, 허가초과승인제도 운영이 너무 경직돼 있어 임상현장에서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로, 약제와 치료재료의 허가범위 초과 사용 신청을 할 수 있는 곳이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 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 지정받은 의료기관(IRB)에 국한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해당 기관은 약 200여개 정도로, 대다수 의료기관은 신청자체가 불가하다.
강 원장은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작년 8월부터 연구용역을 진행, 올해 1월 마무리했다"면서 "올해 연구 결과를 반영, 의료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법상 시스템 사용이 재량사항으로 규정된 DUR을 의무화하겠다고도 밝혔다.
강 원장은 "환자 안전과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위해 모든 의약품에 대한 DUR 시스템 사용 의무화를 적극 추진하고, 이를 통해 마약류 및 향정신성 의약품의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