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재단의 수상한 의료비 바우처 사업 "환자유인" 의혹

사회복지재단의 수상한 의료비 바우처 사업 "환자유인" 의혹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5.03.1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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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과 제휴 맺고 기부금으로 소외계층에 의료비 지원
의협 "환자유인행위 등 의료법 위반 소지 크다"…사례 수집 나서

ⓒ의협신문
ⓒ의협신문

한 사회복지 재단이 복지 사업 일환으로 하고 있는 '의료바우처' 사업을 놓고 의료계 가 의료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의료기관 등의 후원금을 기반으로 소외계층에게 의료비를 지원한다는 게 사업 내용인데 의료계는 이를 '환자유인 금지'를 담고 있는 의료법 조항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재단 측은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 사업'으로서 위법적인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사회복지 비영리법인 A재단은 의료비 지원 복지사업으로 '의료바우처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 시작된 해당 사업은 사회복지사업법 등을 근거로 사회복지를 필요로 하는 소외계층에게 복지(바우처) 카드를 발급해 환자가 부담할 진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복지카드 발급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가장, 한 부모 가정, 다문화가정, 농어업인, 임산부, 장애인, 새터민, 65세 이상 노인, 국가유공자, 월 건강보험료 10만원 이하인 사람 등이다.

복지카드를 발급받은 환자가 A재단과 제휴를 맺은 의료기관을 방문하면 진료비의 20~3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재단 측은 홈페이지에 진료비 지원 분야로 허리·무릎 수술, 안과(노안/백내장 수술, 일반진료), 치과(임플란트·틀니,일반진료), 건강검진, 성장호르몬제, 골다공증치료제, 아토피 등 면역력 강화치료제, 보청기 구입비, 산소발생기 임대료 지원 등을 안내하고 있다. 환자 1인당 지원 금액은 연간 360만원이 한도다. 

환자가 내야 할 진료비를 재단이 대신 지급하는 개념인데 사업의 재원은 후원금, 기부금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재단 측은 밝혔다. 지난해 12월 9일 기준 A재단과 제휴를 맺고 있는 요양기관은 전국적으로 209곳(약국, 한의원, 치과 등 포함) 이다. 이들 기관 중 일부는 재단의 사업 자금인 '기부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계는 A재단의 사업이 본인부담금 할인으로 환자를 유인하고 있다며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지역 노인회에서 사업 근절 요청이 들어올 정도"라며 "본인부담금 면제 할인, 금품제공, 환자유인행위 등 의료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A재단 측은 "경제적, 사회적 취약계층 신청에 대해 심사 과정을 거쳐 바우처카드를 발급하고 있다"라며 "환자유인행위가 아닌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사업이다. 오히려 위법하다는 지적은 사회공헌활동을 위축시키고 사회복지 사업의 근간을 저해한다"고 반박했다.

지난 1월 열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에서는 A재단의 의료지원 바우처 사업 위법성이 안건으로도 등장했다. 대한의사협회도 법적 검토를 실시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환자유인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산하 단체에 의료바우처 사업 참여 관련 안내문을 배포했다.

적어도 재단과 제휴를 맺고 의료지원 사업을 수행한 의료기관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2016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회복지재단과 바우처 사업 제휴를 맺은 의료기관 원장이 환자에게 의료기관에 방문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받았다.

의협은 "A재단의 의료바우처 사업은 의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본인부담금 면제 할인을 수단으로 한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라며 "의료질서 확립을 위한 대응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각 시도의사회 소속 회원 및 의료기관 대상 A재단 의료바우처사업 관련 피해 사례도 수집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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