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젤렌스키 협상 같이 막무가내 수가협상 안 돼"

"트럼프-젤렌스키 협상 같이 막무가내 수가협상 안 돼"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5.03.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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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재도전 대개협, 결전 의지 다져..."불공정게임 돌파 총력"
박근태 대개협 회장 "주고받는 상식적 협상 되게 철저히 준비할 것" 

오는 5월 의원급 수가협상에 나서는 박근태 대한개원의협회장과 보험정책단이 7일 기자간담회에서 결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의협신문
오는 5월 의원급 수가협상에 나서는 박근태 대한개원의협회장과 보험정책단이 7일 기자간담회에서 결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의협신문

어느 때보다 난항이 예상되는 2026년도 수가협상에 나서는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 수가협상단이 결전 의지를 다졌다. 

매번 반복되는, 밴드(추가소요예산)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자단체의 의견이 무시되는 일방적 협상 방식을 돌파해 최선의 결과 도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이다. 

박근태 대개협 회장과 함께 수가협상을 진행할 강창원 보험정책단장과 안영진 부단장 등 보험정책단 임원들은 7일 기자단담회에서 내년도 수가협상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박 회장은 우선 "지난 몇 년간 파행된 수가협상의 전철을 바로 잡고자, 다시 대한의사협회로부터 수가협상의 권한을 위임받아 2026년도 수가협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면서, 대개협이 의원급 수가협상을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문제를 놓고 벌인 협상 모습을 시청하면서 이전 수가협상처럼 매우 일방적이고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수가협상이 뭔가를 주고받는 상식적인 협상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2026년도 수가협상은 그렇게 되지 않게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에게 1년 동안 무차별적으로 적용되는 수가협상 결과가 짜장면 값이나 버스비 인상률보다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력 측면에서 공급자단체가 약자일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박 회장은 "수가협상을 차질 없이 진행함과 동시에 협상이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강창원 보험정책단장은 "올해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에서 지난해와 같이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화 일명 환산지수 쪼개기 전략으로 나올 것 같다"며 "그래서 역대급으로 가장 힘든 수가협상이 예상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회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오는 22일 의협 주최로 개최될 수가협상 공청회에 내년도 환사지수 연구용역을 맡은 김진현 서울대학교 간호학과 교수가 처음으로 참석해 발제를 맡아 주기로 했다"고 전한 강 단장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박근태 회장님 이하 임원들이 노력한 결과인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경석 보험정책단 간사는  환산진수 쪼개기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정부는 수가 인상분을 환산지수와 초·재진료로 쪼개어 적용키로 함으로써 전례나 법령상 근거도 없는 정책을 강행했고 현행 수가제도를 더욱 왜곡시키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로써 수가협상 결렬 시 최종 수가 인상 1.9% 중 0.5%만을 환산지수에 일괄 적용하고, 1.4%에 해당하는 재정은 진찰료에 투입하는 사상 초유의 기형적 환산지수 적용 방법으로 인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혼란과 어려움은 더욱 가중됐다"고 꼬집었다.

 "현재의 수가협상에서 사용되는 SGR 모형은 산출 결과에 대한 실효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적용 기준 시점이나 사용된 거시자료 등에 따라 목표 진료비 산출 방식의 타당성 문제, 거시적 진료비 관리 기능의 미흡 등 논란이 많다"면서 "객관적 근거자료의 부재 및 그동안 수가협상 시에 이용해 왔던 모델의 한계로 인해 건보공단은 매년 수가협상이 끝나면 새로운 모형을 도입하겠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SGR 모형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수가협상 과정에서 밴드(추가소요예산)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수가협상의 파트너에게 내용을 공유치 않고 통보하는 식의 현 수가협상은 공단의 정책 및 실행 능력의 부재를 반증하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복적인 협상 결렬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명확한 원인을 규명치 않음은 새로운 정책 개발 및 대화와 타협을 협상장에서 사라지게 만들고 불신의 간극만 깊게 했으며, 재정과 정보의 불균등한 힘에 의한 일방적 정책의 결정 및 집행은 의료계에 패배감 및 상실감만 안겨주었다"면서 "결론적으로 현 수가협상 구조와 방관만 해온 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정부와 건보공단 책임성도 부각했다. 

최 간사는 향후 수가협상 계획도 밝혔다. "앞으로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및 보험국 등과 함께 자료조사 및 분석을 통해 원가 이하인 수가의 문제점 및 적절한 수가정책 기준을 제시해 나갈 것이며 건보공단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등에 수가인상 요구안 제출, 관련 예산편성 요구 및 협상 진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장기적인 수가정책 개선 방안의 연구개발 및 지속 가능 의료를 위한 수가모델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보건의료단체와 재정 순증을 위한 협력 거버넌스를 확립하기로 했다"면서 "향후 지속적인 각과 의사회들과의 회의 및 정부, 수요자 측과의 만남을 통해 의견 수렴 및 보험정책단의 정책적 취지를 이어갈 예정이며, 정책단의 목표와 활동 방안에 대해 각과 의사회의 공감대와 협조를 이끌어가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대개협은 2023년도 수가협상을 주도하면서 타 유형과 비교하여 의원 유형만 대폭 낮춘 인상률 2.1%를 제시받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아울러 2년간 위임받았던 수가협상 권한도 의협에 반납한 바 있다. 

이후 2024년도 수가협상에서도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협상은 최종 결렬됐고, 건보공단이 의원급에 제시한 수가 인상률은 1.6%로 2008년 유영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이래로 역대 최저 수치였다. 건보공단은 2025년도 수가협상에서는 의료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병의원 행위유형별 환산지수를 차등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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