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③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투쟁 최전방에서 정신없이 달렸고, 언제라도 선도적 투쟁 불사할 것"
[릴레이 인터뷰] 첫 돌 맞은 시도의사회장단, 전국은 지금
전국 16개 광역시도의사회를 이끌고 있는 수장들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지난해 정부의 일방적 의대정원 확대 정책으로 의료계와 정부는 갈등을 겪고 있고 지역 의료계 역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의협신문]은 지역의사회를 대표하는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들을 직접 만나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확인하려고 한다.
①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②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
③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당선 무효, 다시 선거, 그리고 또 '당선'을 겪는 우여곡절 끝에 회장 연임에 성공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지난 한 해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유독 많았다. 당선을 확정 지은 날짜가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일방적 확대 발표 바로 다음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년을 뒤돌아보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처절했다"고 회상한 그는 "언제라도 의료계가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 선도적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다짐을 더했다.
이동욱 회장은 지난해 2월 7일 당선됐다. 그리고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매주 수요반차 휴진 투쟁을 했고, 주말마다 시청 및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의대생, 전공의와 정부 정책의 잘못된 부분을 소리 높여 외쳤다. 지난해 8월부터는 그 강도를 높여 의대생, 전공의와 함께 녹사평역 인근에서 대통령 출퇴근길 투쟁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10일 [의협신문]과 서면 인터뷰에서 "수많은 전공의가 폭행을 당했지만 끝까지 용감히 함께 싸웠다"라며 "투쟁의 최전방에서 정신없이 달렸다"고 전했다.
그는 "2000명 확대 정책 발표 초기만 해도 검찰과 경찰이 공권력을 앞세운 대통령의 서슬 퍼런 추진력에 저항하기 쉽지 않았고, 국민 지지도 90% 이상이라서 (투쟁이) 매우 어려운 시기였다"라며 "잘못된 정책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실 앞에서, 시청 앞 광장에서 대통령 경호처와 경찰에게 엄청난 탄압을 받으면서도 정책의 허구를 국민에게 알리며 가열하게 투쟁했다"라고 말했다.
의료계에는 의대정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안이 쌓여있는 만큼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회원의 고통이 되고 있는 면허취소법 문제, 실손보험, 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권, PA 문제, 현지조사 문제 등에 대해 의료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의 일문일답
취임 1년이 지났다. 회원을 위한 회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동안 회무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경기도의사회장에 2024년 2월 7일 당선되었는데 그때가 바로 의대증원 2000명이라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고 본격적인 투쟁이 시작되는 중대한 시기였다. 당선되자마자 허니문 기간도 없이 투쟁의 최전방에서 정신없이 달려왔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경기도의사회 회원민원고충처리센터를 통해 바람 잘 날 없는 현안(현지조사, 현지확인, 의료분쟁, 의료기관 운영 문제 등)을 실시간으로 함께 하며 정신없이 달려왔다.
현재처럼 의대생, 전공의가 희망을 찾기 힘든 절망적인 상황이 지속되면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사회, 시군의사회장 회의 등을 통해 회원 의견을 수렴해 언제라도 선도적 투쟁을 불사할 생각이다. 특히 지난 한 해 경기도의사회와 함께 투쟁하며 공권력의 억압을 받은 전공의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당선 시 “각종 악법을 진짜 투쟁으로 바로잡겠다”고 공약했다. 지난해 장외 투쟁을 하며 공약 이행을 몸소 보여주기도 했다. 장외 투쟁을 통해 얻어낸 성과가 있을까?
각종 악법에 대한 진짜 투쟁을 1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처절하게 했다. 서울 시청, 서울역, 용산 대통령실 앞 등에서 벌인 일관된 투쟁으로 의료계 투쟁 동력이 유지됐다. 서울 주요 장소에서의 투쟁으로 의대증원 정책의 허구와 필수의료 패키지 등 잘못된 의료정책에 대한 대국민 계몽이 많이 이뤄졌다. 이는 현재 망국적 의대증원 정책의 추진 동력이 많이 떨어진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시도의사회는 의협 집행부가 균형적 회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새 의협 집행부에게 바라는 점은?
특정인이나 소수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회원과 소통하는 집행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안이한 생각은 의대생, 전공의, 회원의 고통을 생각할 때 매우 부적절하다. 회원 고통의 깊이를 헤아려서 보다 적극적인 문제 해결 자세로 행동하고 부딪혀야 답이 나온다.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일관하고 있는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잘못된 정책임이 드러났는데 잘못을 인정하기는 싫은 상황이 되고 있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장기화되는 것 같다. 첫 단추는 잘못된 정책을 시행했던 책임질 사람들, 즉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장상윤 대통령실 수석 같은 사람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를 좌초하게 만든 최악의 잘못된 정책이므로 하루속히 인적 쇄신으로 관련자를 문책하고 새로운 사람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나서서 잘못된 정책은 하루빨리 털어버려야 정국의 난맥상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이런 진정성을 갖고 백년지 대계의 의학교육과 의료정책 문제를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
여전히 전공의는 병원을, 의대생은 학교를 떠난 상태다. 후배 의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자식 같은 의대생, 전공의를 보면 선배로서 마음이 많이 무겁다. 많이 지쳐있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감당해 나가야 할 의료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희망찬 미래를 능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함께 하면 미래가 있는 대한민국 의료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끝까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묵묵히 경기도의사회의 의료계 선도 투쟁과 전공의 지원 사업을 지지해 주시고 도와주신 많은 회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때로는 대한민국의 의료환경으로 인하여 힘이 빠지고 좌절하게 될 때도 있지만 우리가 함께 하면 대한민국의 진료실을 잘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경기도의사회는 회원 민생이 가장 중요하고 회원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라는 초심을 잃은 적이 없습니다. 지금 난세인데 경기도의사회는 회원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각종 악법과 악제도에 대해 선제적인 대응과 책임 있는 자세로 회무를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지지를 부탁드리고 함께 현재의 난관을 잘 극복하고 올바른 의료환경을 잘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