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도 수가협상 공청회, 답답한 공방 되풀이…"재정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
"저수가 강요하려면 강제지정제는 풀어줘야"…공단, 환산지수 쪼개기 기조 유지

올해 5월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인 2026년 수가협상도 의료계의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계는 현 수가협상의 구조와 상황에 대한 개선 필요성 그리고 현실적인 수가인상을 요구했지만,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현실적·정치적 핑계를 대며 개선 요구를 외면했다.
2026년도 의원급 수가협상을 맡은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원활한 수가협상을 위해 22일 개최한 공청회에서도 공급자단체와 보험자의 해묵은 답답한 공방이 되풀이됐다. 의료계는 조목조목 현 수가협상 제도와 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지만, 건보공단 측은 정부 정책기조와 가입자인 국민 배려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공청회 발제에 나선 김계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연구부장은 그간 의협을 중심으로 제기한 현 수가협상에 문제점들을 낱낱이 지적하며,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도 제안했다. 구체적인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사항은 공단 재정운영위원회 구성 및 권한 관련 개정, 건정심과 통합 확대 및 위원회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 결렬시 조정 중재 기전 신설 등이다. 또한, 계약의 내용에 전체 소요재정에 관한 사항, 환산지수 외 상대가치점수 변경 사항, 당해 주요 건강보험정책에 관한 사항 등도 고려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연구부장은 "올해도 정부와 보험자는 지난해처럼 환산지수 계약과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집중 보상을 분리해 수가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면서 "건보재정에 추가 투입 없이 선별적 인상을 하는 땜질식 수가인상 형태가 반복되는 것은 기존 수가계약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건보재정 중립을 고집하고 의료계의 불만을 무시하며 수가협상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정부는 법정 국고지원금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적정 의료비 규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유형별, 기능별 적합한 보상 기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좌훈정 의협 부회장은 수가협상 구조 개선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제기했다.
좌 부회장은 건보공단이 지난해부터 적용하고 있는 일명 ‘상대가치 쪼개기’ 즉 일반 의료행위에 대한 환산지수 인상률과 필수의료 분야 수가 인상률을 차등해 적용하는 행위의 위법성을 지적했다.
또한 수가협상 구조 자체가 공급자, 가입자, 보험자 등 당사자들의 대등주의에 어긋난 형태로 지속되고 있고, 협상 결렬 시 공급자에게만 '패널티'가 적용되는 구조, 수가인상에 따른 추가소요예산(일명 밴드) 비공개 상태에서 협상 진행 등의 문제를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행위에 대한 원가 보상을 전제로 기존에 문제를 노출한 SGR 모형 외 적절한 연구모델을 개발해 그 결과를 토대로 수가협상을 진행해야 하며, 수가협상을 2차로 나눠 먼저 전체 수가인상분 계약 후 유형별 수가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건보공단 재정운영위가 밴드를 결정하는 등 가입자의 수가협상을 '수렴첨정'하는 상황과 수가협상 결렬 유형에 대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표결로 패널티를 결정하는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보험자가) 저수가를 강요하려면 최소한 의료기관 건강보험 강제지정제는 풀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박종헌 건보공단 급여관리실장은 일부 공감을 표하면서도 기존 정부와 보험자 입장을 바꾸겠다는 확답은 하지 않았다.
박 실장은 먼저 "수가협상이 재정운영위의 월권에 의해 진행된다는 지적이 있지만, 법률상 벗어난 역할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보험자 입장에서 건보료를 내는 가입자 대표 등이 참여하는 재정운영위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밴드 결정과 공개 시기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솔직히 밴드 결정 근거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SGR 모형은 유형별 순위와 격차를 결정하는 기준이지 밴드 결정 근거는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SGR 모형에 따른 인상률과 실제 인상률이 크게 차이가 있었다"면서 "지난해도 SGR 모형상 마이너스가 나왔는데 1% 수가계약이 체결됐다"고 부연했다.
환산지수 쪼개기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국가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필요한 곳에 재정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어서 환산지수 쪼개기, 수가 차등 인상 기조로 협상하게 된 것"이라며 "원가를 100% 보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것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검체와 영상 분야 수가는 원가에 100%를 상회하고 수술·처치·중증·분만 분야는 원가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과 건보재정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