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개원의협의회, 23일 춘계학술대회서 우려감 재차 표시
"수술 전 필수적으로 해야 할 검사 종류만도 30~40종"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검사 다종'을 선별집중심사에 넣으면서 일선 개원가가 재차 우려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특히 수술을 주로 시행하는 외과계 의원이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23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35차 춘계 연수교육 학술세미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사 다종 선별집중심사의 문제점을 짚으며 다음 주 중 보건당국과 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여기에서 개원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평원은 매년 말, 의료기관의 진료경향 개선을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선별집중심사 대상 항목을 공개한다. 올해는 16개 항목이 대상인데 일선 의료기관은 '검사 다종'에 의아함을 표시하고 있다. 15종 이상 검사를 하는 것에 대해 집중심사를 예고했는데 해당 검사가 어떤 항목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없기 때문이다.
대개협은 구체적인 예를 들어 '15종'이라는 숫자 설정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혈액검사는 항목 하나하나가 고유 코드로 산정돼 있어서 상기도 감염 증상과 발열을 동반한 환자에서 시행하는 혈액검사조차도 15종을 넘는다.
폐렴 중증 지표를 확인하기 위해 지역사회획득 폐렴 환자에게 시행해야 하는 검사는 최소 17종이다. 대한의학회와 질병관리청이 권고하는 2차 골다공증 원인 감별 검사는 혈액 기본 검사만 20종이고, 추가 검사를 합하면 24종이다. 또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은 특별한 질환이나 증상이 생기지 않더라도 권고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검사가 있는데 이 개수만도 11종이고, 여기에 CBC만 추가해도 20종을 넘는다.
대개협은 특히 수술을 주로 시행하는 외과계 의원이 선별집중심사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박 회장은 "전신마취나 국소마취 수술 전 필수적으로 해야 할 검사 종류만 해도 15종을 넘어 30~40종에 이른다"라며 "선별집중심사 특성상 15종 검사를 시행하는 횟수 및 비율을 기준으로 심사 대상 기관을 선정할 가능성이 높은데 외과계 의원은 다종검사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특정한 진단이 내려진 환자가 각 분과 별로 해당 질환에 대해 진료를 받는 상급종합병원과 달리 병의원을 방문하는 환자는 복수 질환을 갖고 1개 진료과를 찾기 때문에 검사 항목 증가는 필연적"이라고 짚었다. 검사 항목 증가는 당연한 현실이라는 것.
검사 항목을 단순 숫자로 제한하는 것은 진료권 침해라고도 했다. 대개협은 "의사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검사를 하고 이에 따라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한다"라며 "같은 증상 및 소견을 보이는 환자라도 기저질환, 연령, 성별이 다양하다. 그런데 일률적으로 검사 항목을 제한하는 것은 고유 권한인 진료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또 "간 기능 이상, 갑상샘 기능 이상, 이상지질혈증 원인 진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논문이나 전문학회의 진료 지침에서 코드별 검사가 아니라 최소한의 묶음별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라며 "15종 이내로 검사 항목을 제한하면 국민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적정한 진료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