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검사로 크론병 or 궤양성 대장염 '구별'

혈액 검사로 크론병 or 궤양성 대장염 '구별'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5.04.0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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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섭 부산백병원 교수팀, 멀티오믹스 분석…염증성 장질환 판별
[Journal of Pharmaceutical and Biomedical Analysis] 최근호 발표

이홍섭 인제의대 교수(부산백병원 소화기내과)가 염증성 장질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의협신문
이홍섭 인제의대 교수(부산백병원 소화기내과)가 염증성 장질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의협신문

혈액 검사로 염증성 장질환(IBD)을 더욱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법이 학계에 보고됐다.

이홍섭 인제의대 교수팀(부산백병원 소화기내과)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의 차이를 혈액 속 분자 특성을 통해 밝혀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SCIE급 학술지 [Journal of Pharmaceutical and Biomedical Analysis] 최근호에 발표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원인 모를 장내 염증반응이 오랜 기간 나타나면서 설사·혈변·복통 등을 유발한다. 크게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뉜다. 

지금까지 염증성 장질환은 대장 내시경·조직·칼프로텍틴 검사 등을 통해 진단했다.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대장에만 침범하는 반면,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걸쳐 발생한다. 크론병은 소장을 침범하는 특징이 있어 대장내시경에 추가로 CT나 MRI 검사를 통해 평가해야 한다.

연구팀은 혈액을 활용한 멀티오믹스(Multi-omics) 분석으로 염증성 장질환의 유형과 상태를 더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멀티오믹스는 유전체·전사체·단백체·대사체 등 여러 생물학적 데이터(omics)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접근 방식.

이홍섭 교수 연구팀은 크론병 환자 18명과 궤양성 대장염 환자 57명을 대상으로 혈청 내 단백질·대사물질·지질을 분석한 결과, 두 질병군 간에 만성염증·인지질·담즙산 항상성의 차이를 관찰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결합 담즙산 수치가 더 높았으며, 인지질 구성에 변화를 보였다. 생체지표(biomarker)의 차이를 확인함으로써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구분해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

연구팀은 대변 내 염증 수치(칼프로텍틴)를 통해서도 두 질환의 차이를 발견했다. 높은 칼프로텍틴 수치는 염증 관련 단백질과 스핑고미엘린의 증가를 보였으며, 담즙산·아미노산·중성지방 감소와 연관된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바이오마커의 분석을 통해 염증성 장질환이 '활동성 상태'인지, 증상이 없는 '관해 상태'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활동성 질환은 염증 관련 단백질과 중성지방이 증가했지만, 스핑고미엘린이 감소하는 특징을 보였다. 

이전에 진행한 연구의 대부분이 건강한 대조군과 염증성 장질환자를 비교한 반면, 이번 연구는 이미 치료를 받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 환경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의 조기 진단과 맞춤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바이오마커 후보군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했다. 

이홍섭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의 복잡한 분자적 특성을 밝혀냈다.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종단 연구를 통해 이번 연구결과를 검증하고, 인과관계를 더 명확히 밝힐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염증성 장질환 관리와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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