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SK제약에서 가장 '핫(hot)'한 뉴스는 암로디핀 개량신약 '스카드정'의 발매다.1,500억원 시장 쟁탈전에 선두주자로 뛰어든 4개사중 하나로서 올해 하반기 오리지널과의 대격돌을 앞두고 비장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SK제약은 1999년 국내 신약 1호 선플라주를 개발하고 2년후인 2001에는 또다른 신약 조인스정을 선보인 회사다.다른 대기업이 신약개발에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고, 또다른 대기업이 그간 1개의 신약을 터뜨린 동안, 매출 700억원대, 30위권의 SK제약은 국내 신약 총 10개중 2개를 개발해냈다.
신약개발의 선두주자 SK, 그리고 암로디핀 제네릭 전쟁속 SK.이 두 이미지의 공존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곽의종 생명과학연구소장의 설명을 들어본다.
"암로디핀.결국 마케팅 차원에서 하는 거다.400억원 바라본다는데, 대기업이 자꾸 이런데 뒤섞이면 힘들다.제네릭도 해본 회사가 해야한다."
"회사운영이 나빠지면 R&D에 먼저 손대는게 일반적인 경영 형태다.신약이란 것이 1년에 1개씩 나오는 것도 아니고 7∼10년은 봐줘야 한다.이를 오너, CEO가 못 기다리는 것이 문제다."
SK 생명과학연구소는 엄밀히 따져 SK케미칼 소속이다.그리고 SK제약-SK케미칼-생명과학연구소의 향후 모양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업무의 특성상 연구소가 제약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예상하는 사람도 있으며 'SK케미칼이 제약을 흡수하지 않겠나'라고 예측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분석은 이 회사의 '3대축'중 하나인 '생명과학'연구가 SK제약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로 인해 SK제약이 SK그룹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하게 됐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사실상 SK㈜에서도 정신질환 치료제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SK제약이 제약사업에 뛰어든지 14년이 되도록 여전히 매출 700억원대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결국 이는 두개의 신약 발표 이후 침묵하고 있는 SK제약에 대한 의문섞인 시선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곽 소장은 이런 의문에 대해 조금은 상반된 분석을 내놓았다.
"신약이 나오려면 8∼9년전부터 준비했어야 했다.90년대 후반 회사 내부사정 등으로 혼란을 겪으면서 한마디로 씨를 뿌려놓지 못했다.현재의 공백상태는 이 때문이다.하지만 2005년부터는 파이프라인이 건실히 구축돼있다.그래서 왜 매출이 늘지 않는냐거나, SK가 뭔가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 우리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는 또한 "언젠가는 점프할 날이 온다"며 "글로벌 신약이 나오면 순간에 상황이 바뀔 것이며 현재 뿌리를 키우면서 가는 중"이라고 이를 일축했다.그리고 2상에 돌입할 예정인 발기부전치료제, 천연물을 이용한 치매치료제, 새로운 DDS로 올해내 임상에 들어가는 천식치료제 등 시장성이 강한 신약 프로젝트의 결과를 지켜봐 줄 것을 요구했다.
SK가 비록 대기업으로서 여타 제약사들과 구분되는 점은 있지만, SK제약도 국내제약 기업중 하나다.곽 소장은 "타 제약사들과 SK는 성장의 패턴과 방향은 다르지만 동반자다.같이 협력하고 공존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그리고 국내 제약사들이 가진 한계 혹은 문제점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지적을 잊지 않았다.
"국내 기업은 오너의 입김이 너무 강하다.오너는 약의 전문가가 아니다.장사로만 의약품을 보는 것이 문제다.큰 줄기의 전략은 장사에서 나오지 않는다.SK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이런 면에서 차별화된다.서로 설득하고 대화가 가능하다.SK의 강점은 이런 롱텀(LONG TERM)전략이 가능하다라는 것이다."
곽 소장은 기회가 되면 연구소간, 제약사간 특정분야의 협력을 강조했다.회사 오너들이 선입관, 소유개념을 타파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한다.이런 면에서 SK는 항상 열려있으며 여러 사업도 추진중이지만 정서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제네릭 개발에 있어서도, 이 분야에 장점을 가진 회사와 연계, 실제적인 개발업무는 아웃소싱하는 방향으로 중소제약사-대기업간 업무 차별화도 진행중이라고 말한다.
또한 생명과학연구소가 추구하는 특성화로 '염증질환 영역에서의 전문연구소'를 제시했다.각 연구소들이 이러한 전문 영역을 구축하여 차별화할때 제약사간 연구소간 협력에 의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SK 생명과학연구소는 국내 어느 연구소보다 훌륭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그리고 이곳에서 일하는 연구원들도 LG나 CJ의 연구원들과는 또다른 자부심속에서 일하고 있다.
훌륭한 연구원, 자금력, 신약을 2개나 개발한 저력, 그리고 앞으로의 파이프라인.이런 모든 장점이 합쳐져 글로벌 신약이 탄생하고, 곽 소장 말대로 SK가 언젠가 한번에 상황을 역전시킬 것이라는 가능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단지 이는 모두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는 결국 SK라는 굴지의 재벌이 제약산업에 얼만큼의 의지를 가지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궁금한 것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아직은 '씨뿌리는 단계'인 생명과학.곽 소장 말대로 SK가 7∼10년 장기적 관점으로 기다려주면서 '3대축'중 하나인 '의약품사업'을 '정보통신'만큼 키워낼 것인가, 그리고 과연 그 열매는 SK제약에서 열릴 것인가.이 두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직도 퀘스쳔마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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