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이종구심장클리닉>
포도주는 알콜을 포함하기 때문에 보통 주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와인을 많이 소비하는 프랑스, 이태리 또는 스페인에서는 와인을 술이라기보다는 음식의 일부 즉, 음료로 생각한다. 그들이 와인을 술(liguor)보다는 음료로 생각하는 이유는 와인은 항상 음식의 일부로 아침식사를 제외하고는 와인이 없는 식사는 하지 않으며 또 와인은 식사 없이는 마시지 않기 때문이다.
그 외의 이유도 있다. 위스키, 진, 럼 등 liguor는 곡류와 물로 만든 술을 증발 시켜서 만든 반면 와인은 물 한방울도 없이 100% 포도를 발효시키는 것으로 제조방법도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를 불문하고 나는 와인은 음식의 일부로 식사의 맛을 돋우고 소화를 잘 시키는 보조식품(complementary food)라고 생각한다.
와인은 물론 자주색의 적포도와 청색의 백포도로 만들어 진다. 예외는 있지만 대부분의 적포도주(Red 또는 Rouge)는 적포도로 만들어 지며 백포도주(White 또는 Blanc)는 백포도로 만들어 진다.
포도주의 알콜(ethanol)함량을 보통 10~13% 인데 이는 위스키(40-45%)와 소주(25%)에 비해 약한편이다. 위스키는 알콜함량이 많기 때문에 오래 보관하여도 맛이 변하거나 변질되지 않는다. 그러나 와인은 특히 고온에서 공기와 접촉하면 산화작용으로 식초로 변한다. 그러므로 와인은 cork로 만든 병마개로 밀봉하여 보관해야 하며 변질되지 않도록 14~20도의 온도에 보관해야 한다. 위스키는 효소가 화학작용을 일으킬 수 없는 술이지만 와인은 세월이 지나면서 화학작용으로 성숙하기도 하고 변질할 수도 있다.
중세기에 유럽은 수질의 오염으로 코레라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전염병으로 많은 수난을 당했다. 이럴 때 유럽 사람들은 물 대신에 와인을 마심으로써 전염병을 예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전염병이 아니더라도 석회질 등 광물질이 많고 수질이 나빠서 물을 마실 수 없는 곳이 많다. 나는 1964년에 처음으로 유럽여행을 했다. 그때만 해도 생수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생수는 그 지방의 포도주(Vin Ordinaire)보다 더 고가라서 생수대신으로 와인을 마신 경험이 있다.
우리에게는 동양적 술 마시는 방법 즉 주도가 있다. 그러나 와인을 마시는 방법은 정종이나 위스키를 마시는 방법과는 많이 다르다. 우리는 술을 받을 때 한손 또는 양손으로 술잔을 든다. 그러나 와인을 받을 때 잔을 손으로 들면 안된다. 다만 와인잔을 상대방이 와인을 따르기 쉬운 장소에 놓으면 된다. 와인잔은 들어주면 와인을 엎지르기 쉽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차이는 우리의 습관은 술을 잔에 가득히 채우는 것이다. 그러나 와인잔은 잔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잔의 3분의1에서 4분의1만 채우는 것이다. 보통 와인 한 병은 750ml인데 이 한 병으로 5잔정도 즉 120ml정도가 적당하다. 이것은 순수 에탄올 15ml에 해당하므로 하루에 두 잔을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30g 이 된다. 와인을 마실 때 레스토랑에서는 웨이터 또는 고급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을 전담하는 소믈리에가 와인을 따라준다. 그러나 가정집에서는 주인 즉, host가 와인을 따라준다. 소위 병권은 주인이 독점한다. 손님이 와인을 마음대로 주문하거나 따거나 따라주는 것은 좋은 매너가 아니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와인은 물처럼 마시는 것이 아니라 'sipping'(찔끔 찔끔 마시다)하는 것이다. 와인을 마시는 속도는 1시간에 2잔 정도가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시는 속도는 host와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와인을 너무 빨리 마시면 host는 자기가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와인을 주문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와인은 절대로 취하도록 마시면 안된다.
외국 특히 프랑스의 좋은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의 예산을 음식 값의 약 반으로 측정한다. 비싸고 좋은 요리 일수록 더 좋은 와인을 마셔야 그 요리의 진미를 맛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의 사정은 다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프랑스의 고급요리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음식문화에 걸맞게 와인을 즐기면 될 것이다.
와인, 이렇게 나뉩니다 색깔에 의한 분류 레드와인 적포도로 만들어 붉은색을 띠고 있다. 포도껍질에 있는 붉은 색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씨와 껍질을 함께 넣어 그대로 발효한다.따라서 껍질에 있는 탄닌 성분이 추출되어 화이트와 달리 떫은 맛이 난다. 레드 와인은 일반적으로 상온(섭씨 18~20도)에서 제 맛이 난다. 화이트 와인 화이트 와인은 잘 익은 청포도나 일부 적포도를 이용하여 만든다. 포도를 으깬 뒤 바로 압착하여 나온 주스를 발효시킨다. 화이트는 맛이 순하고 상큼하며 황금색을 띤다. 10도 정도로 차게 해서 마셔야 제 맛이 난다. 로제 와인 핑크색을 띠고 있는 로제와인의 제조과정은 레드와인과 비슷하다. 레드와인과 같이 포도껍질을 같이 넣고 발효시키다가 어느 정도 색이 우러나오면 압착하여 껍질을 제거한 후 과즙만을 가지고 와인을 만든다. 보존기간이 짧으면서 오래 숙성하지 않고 마시게 되는 로제와인은 오히려 화이트 와인에 가깝다.
식사시 용도에 의한 분류 아페리티프 와인 아페리티프 와인은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식욕을 돋우기 위해서 마신다. 그래서 한 두잔 정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주로 산뜻한 맛이 나는 와인을 선택한다. 달지 않은 샴페인 혹은 세리 등을 마셔도 좋다. 테이블 와인 보통 "와인"이라고 하면 이 "테이블 와인(table wine)을 가리킨다. 테이블 와인은 식욕을 증진시키고 분위기를 좋게 하는 역할 외에도 음식의 맛을 잘 볼 수 있게 입안을 헹궈주는 역할을 한다. 디저트 와인 식사 후에 입안을 개운하게 하려고 마시는 와인으로 약간 달콤하고 알코올 도수가 약간 높은 디저트 와인을 한잔 마심으로써 입안을 개운하게 마무리 짓는다. 포트나 세리가 대표적인 디저트 와인이며 약간 단 샴페인도 좋다. 거품 유무에 따른 분류 일반 와인(Still wine) 비발포성 와인이라고도 한다.포도당이 분해되어 와인이 되는 과정 중에 발생되는 탄산가스를 완전히 제거한 와인으로 대부분의 와인이 여기에 속한다.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 발포성 와인이라 부른다.발효가 끝나 탄산가스가 없는 일반 와인에 다시 설탕을 추가해 인위적으로 다시 발효를 유도해서 와인 속에 기포를 만든다. 이러한 스파클링 와인 중에서도 특히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만을 샴페인이라고 부르는데, 이 샴페인과 이탈리아의 스푸만테가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이다. 자료제공:와인나라( www.winenar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