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피해 이후 또 다시 지진참사가 발생한 인도네시아의 연이은 불운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이다.
의협 긴급 의료구호단이 오늘(1일) 현지로 파견됐다. 떠나는 의료진들의 건승을 기원하며 지난 쓰나미 피해에 따른 의료구호활동에서 취재차 참가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들을 몇가지 말하고자 한다.
우선 직접적인 의료행위에만 활동의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된다.
대규모 재난 구호에 경험이 많은 국제 NGO들은 재난 지역 투입시 가장 먼저 네트워크 구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면 기존에 있던 기간망(통신·도로·교통 시스템)이 마비되고 정보는 철저히 입에서 입으로 전달된다.
어느 지역에 어느 정도의 구호가 필요하고 어떤 물품이 필요한지, 긴급의료지원단의 캠프를 어디다 마련해야 할지 국제 NGO 연합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서만 믿을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장에서 우선 국제 NGO 연합에 가입을 신청하고 거의 매일 내지는 매주 열리는 회의에 참석해야 현장 돌아가는 상황을 그때그때 파악할 수 있다. 그래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안전을 보장받고 효율적인 활동도 할 수 있다.
영어로 진행되는 회의의 성격상 영어에 능통한 다수의 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칫 현지어 통역을 구하는 것에만 신경 쓰는 실수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파견가는 지원단의 성격에 맞는 적절한 인력을 배정해야 하는 것도 간과하기 쉬운 일이다.
1진의 경우 진료는 기본이고 지원단의 베이스캠프를 차리는 역할이 주어진다. 어느 지원단보다 현지인들과 자주 접촉해야 하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현지 사정에 밝은 인도네시아통을 1진에 반드시 다수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다.
현지인보다 인도네시아에서 국제협력단(KOICA)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한국에 있는 인력들을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후 파견되는 지원단은 변화하는 의료구호의 성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반다아체의 경우 발생 2주 후 응급진료 상황이 안정됐으며 이후에는 이재민들에 대한 보건교육과 전염병예방 등의 활동이 더욱 중요해졌다.
1진에 비해 2진 이후 파견되는 지원단들은 이재민 수용소에 간이 화장실을 짓고 무거운 소독기구를 들고 돌아 다니는 등의 역할까지 해야 한다.
현지에서 환자만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인력을 구성해서는 낭패를 보기 싶다.
직접적인 의료행위만을 염두해 두고 갔던 전 의료지원단들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런 상황들에 대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번에 파견되는 지원단은 이런 경험들을 교훈삼아 한층 업그레이드된 의료지원 활동을 펼치고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