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박사의 클래식음악산책]<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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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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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즈 리스트(1811-1886)의 인생과 음악<1부>

▲ 이종구(이종구심장클리닉원장·예술의 전당 후원회장)

헝가리가 배출한 음악의 거장 리스트는 당대의 가장 뛰어난 피아노의 대가(Virtuso)일 뿐만 아니라 음악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음악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는 바그너와 더불어 신독일음악(New German School) 또는 신낭만주의(New Romanticism)의 창시자로 알려지고 있으며 베토벤이나 브람스 같은 교향악대신 교향시(Symphonic Poem)를 썼으며, 드뷔시(Debusy)와 쇤베르크(Schonberg)같은 현대음악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무조성(atonal)음악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가 전 유럽에서 가장 뛰어나고 인기 있는 연주자였으나 평론가들은 그의 작곡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으며 클라라 슈만과 브람스도 이런 새로운 움직임에 반대하였다. 그는 대중들의 슈퍼스타가 되었으며 평론가들은 이런 사람이 위대한 작곡가가 될 수 없다는 고정개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또한 그는 헝가리 환상곡(Rhapsody) 같은 곡을 통해 헝가리의 민속음악과 집시음악을 클래식음악의 세계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리스트는 1811년에 헝가리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6살부터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이자 첼리스트였던 아버지로부터 음악을 공부했다. 그의 천재적 재능을 발견한 귀족(아버지의 고용인)은 어린 리스트를 음악공부를 위해 비엔나로 보내고 그 후 그는 파리에서 살게 된다. 비엔나에서 그는 베토벤의 수제자로부터 피아노를 배웠으며 당시 모차르트의 경쟁자였던 살리에리(Salieri)로부터 작곡을 사사받았다.

1923(12살)그와 그의 부모는 파리로 갔으며 파리음악원에 입학하려 하였으나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거절을 당하고 1831년에 유럽에서 가장 뛰어나고 화려한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Paganini)의 연주를 본 후 그는 파가니니 같은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결심하고 하루에 10시간씩 맹렬한 연습을 시작하였으며 그의 화려하고 열광적인 연주는 파리 시민들을 매혹시켰다.  

그는 22살에 6년 연상인 마리 다구(Marie d'Agoult)백작부인을 만나게 된다. 이 만남은 쇼팽(Chopin)의 애인이 된 조지 샌드(George Sand)부인의 소개로 이루어졌는데 이 부인은 아이들이 있는 유부녀로서 남장을 하고 시가를 태우며 안장이 없이 말을 타기 좋아하는 등 파리의 가장 유명한 남녀평등주의자였으며, 일부일처제는 끝났다고 주장하면서 공개적으로 여러 애인을 거친 화제의 소설가 백작부인이었다. 이런 사회적 변화는 프랑스에서 절대적 왕권을 물리치고 민주적 왕위제도를 수립한 1840년의 7월 혁명의 결과 귀족과 서민, 그리고 남녀평등시대가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와 유사하게 다구부인도 자녀를 둔 유부녀였으며 남자의 이름(Daniel Stern)으로 문인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다구부인은 젊은 리스트를 추적하기 시작하였고 남편을 버리고 두 딸과 같이 리스트의 집으로 들어가자 세상은 리스트를 비난했다. 그러나 사실은 리스트가 추격자가 아니라 추격을 당한 젊고 순진한 남자였다.   이 둘은 시선이 곱지 않은 파리를 떠나 스위스와 이태리를 여행하였으며 이 경험이 배경이 되어 리스트는 순례의 해(Annees de Pelerinage)를 작곡하였다(1848∼1853).

그러나 세 자녀를 둔 그들의 사랑은 5년 후에 막을 내렸다. 다구부인은 음악인이 아니면서도 자신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리스트의 작곡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고 비판적이었다고 한다. 작곡가에게 이 보다 더 큰 상처는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여자의 소설에서도 리스트가 그다지 훌륭한 사람은 아니라고 묘사하였다(같은 여성주의자였던 조지 샌드도 그의 소설에서 쇼팽을 평가절하 하여 두 사람사이에 문제가 된 것이다. 이 두 여자는 자신들이 지향하는 여성주의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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