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일 성균관의대 교수 DNA 검사법 개발
대장 CT조영술 만큼 정확한 검사 가능
대변의 DNA를 분석해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검사방법이 개발됐다.
박동일 성균관의대 교수(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대장선종·정상 판정을 받은 세 그룹의 대변을 채취해 대장암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대장암 진단에 신뢰할 만한 민감도를 얻었다고 밝혔다.
대장암 진단 중 가장 정확한 것은 대장내시경 검사. 대장내시경은 의사가 직접 대장 구석 구석을 살펴보기 때문에 어떤 검사보다 정확성이 높고, 선종이 발견되면 바로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검사를 위해 장을 모두 비워야 하고, 검사시간이 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분변잠혈검사는 동시에 많은 인원을 검사할 수 있지만 출혈을 하는 원인이 다양할 뿐 아니라 암의 크기가 작으면 출혈이 없는 경우도 있어 진단율이 문제가 된다. 대변 DNA검사는 변에 묻어있는 대장상피세포나 대장암세포 DNA를 추출해 대장암에서 흔히 발견되는 유전자에 변화가 있는가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정확도는 높지만 많은 유전자 변형을 조사해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대장내시경보다 더 많이 들어 환자의 비용 부담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박동일 교수는 대변 DNA를 검사할 때 대장암 발병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5가지 유전자의 과(過)메틸화(유전자 앞부분의 프로모터라 불리는 조절부위에 비정상적으로 메틸기가 결합하는 현상)에 주목했다. 박 교수는 이 검사법을 이용해 대장암 환자 30명, 대장선종환자 25명, 정상인 3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검사 민감도가 대장암 76.7%, 진행성 선종 85.7%, 대장 선종 76%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대장암의 특이도는 96.8%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대장암이 없는 사람은 대변 DNA검사가 음성일 확률이 96.8%를 의미한다.
박동일 교수는 "대변 DNA를 이용한 대장암 검사는 정확성이 높으면서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쉽게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DNA 검사법을 더 보완해 국민 건강진단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면 대장암의 조기진단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19일 열리는 대한장연구학회 춘계학술대회 최우수연제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박 교수의 이번 연구결과는 오는 5월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미국소화기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