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ACC 이후 고혈압 약물치료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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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ONTARGET 연구에서 가장 눈에 띠는 점 중 하나가 ACE억제제(이하 ACEI)와 ARB 병용요법이 추가이익 증명에 실패했다는 것인데, 여기에 기대감을 가졌던 사람들은 실망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연구였다는 정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ONTARGET은 좋은 뉴스입니까 아닙니까.
박정배 : ACEI와 ARB를 복합하는 목적이 RAS를 더 강력히 억제하려는 것인데 실제 신장질환이나 심부전 환자를 제외하곤 대부분 경우에서 효과가 불확실 했습니다. ONTARGET을 통해 확인해보니 고위험군 환자에서 복합요법은 단독보다 혈압은 더 떨어뜨리지만 OUTCOME에 차이가 없고 부작용만 늘었죠. 특히 병용요법이 신장에 좋을 것이라 해서 써왔는데 오히려 신장이 두세 배 나빠졌다는 건 큰 문제입니다. 대상 환자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심부전과 신부전이 없는 고위험군 환자에서 복합요법은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겠습니다.
강석민 : 연구 대상이 된 TELMISARTAN이 ARB 중 처음으로 혈압감소 효과 외에도 혈관보호 효과가 'ACE 만큼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긍정적입니다. 병용요법의 경우 용량 문제를 고려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병용요법이 효과를 못 본 또다른 연구인 VALIANT와 이번 ONTARGET은 최대용량 ACEI에 최대용량 ARB를 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VAL-HEFT나 CHARM-added 같은 경우 환자마다 ACEI 약물도 달랐고 최고용량이 아니었기 때문에 좋은 효과를 보였을 것입니다. 용량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무용 : 그동안 ARB를 사용할 때 고민은 ACEI에 비해 간신히 비열등을 맞추는 수준이지 실제로는 열등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었습니다. 부작용 때문에 ACEI에서 ARB로 바꾸면서도 "효과 떨어질텐데" 하거든요. 심지어는 'ARB MI 파라독스'라며 ACEI에 비해 심근경색(MI)을 더 유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TELMISARTAN이 RAMIPRIL과 동등하다는 것이 이번에 증명됐기 때문에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연구라고 봅니다. 병용요법의 경우 앞으로 저용량 혹은 중간 용량의 병용요법은 효과가 어떨 것인가 봐야겠죠.
이해영 : 우리나라처럼 ACEI 부작용이 큰 나라에서 TELMISARTAN과 RAMIPRIL이 동등한 효과를 보인 것은 참 좋은 결과입니다. 병용요법의 실패는 저도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현재까지 병용요법이 효과를 보인 단백뇨 환자와 심부전 그룹은 이번 연구에서 빠졌거든요. 결국 '해당 환자군에서 효과가 없었다'로 받아들여져야지 전체 인구에서 그렇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사회 : 병용요법에서 더 떨어진 혈압은 왜 OUTCOME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일까요. 혈압이라는 'SURROGATE MARKER'에도 의심이 생기는 것인가요.
이무용 : HOPE 연구에서부터 나온 숙제입니다. 혈압강하 이상의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메시지죠. HOPE에서도 RAMIPRIL은 혈압을 3mmHg 정도밖에 떨어뜨리지 못했음에도 효과는 좋았습니다. ONTARGET도 마찬가지로 혈압강하 말고 다른 작용이 있어서 심혈관계 질환 발생을 줄인다는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박정배 : 병용요법에 부작용이 많아서 혈압강하의 이익을 상쇄시키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증명된 효과는 다른 약제와 공유할 수 없다…성급한 일반화를 경계하자"
이해영 : ONTARGET을 통해 이제 'MI 파라독스'는 해결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무용 : 일단 문제의 발단이 메타분석 결과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번에 눈여겨 봐야 할 것은 ONTARGET에서 TELMISARTAN은 RAMIPRIL과 MI 보호효과가 비슷했어요. TELMISARTAN은 MI 파라독스를 해결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일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박정배 : 실제로 ARB도 약제간 차이가 많습니다. ONTARGET은 그 차이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요. LOSARTAN의 경우 CAPTOPRIL을 심부전 발생 면에서 제대로 못 이겼지만 ATENOLOL 비교에서는 우위를 나타냈죠. 고위험환자에서 TELMISARTAN이 RAMIPRIL과 비슷하다면 어떤 ARB가 어떤 상황에선 더 좋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약제간 차이는 ACEI에서 더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MI로 심부전이 생긴 환자를 1년 추적한 결과를 보면 아예 서열이 나눠 집니다. RAMIPRIL, PERINDOPRIL로 시작해서 꼴찌가 ENALAPRIL입니다.
이무용 : 대규모 연구에서 제대로 된 OUTCOME을 가지고 있는 ACEI는 RAMIPRIL하고 PERINDOPRIL 뿐입니다.그런데 사람들이 계열로 아예 묶어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가이드라인에서 뇌졸중 2차 예방 권고 약제는 ARB와 ACEI인데 재밌는 것은 이를 입증한 ARB는 CANDESARTAN 밖에 없거든요. 이것이 가이드라인에는 ARB로 들어간 겁니다. 엄격히 말해 약제간 개별화를 반드시 인정하고 개별약으로 가야하지 않았겠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ACEI OR ARB…1차 선택은?
사회 : TELMISARTAN과 RAMIPRIL이 동등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면 이제는 선택의 문제가 남는 것으로 보입니다. 둘 중 어떤 약에 우선권을 줘야 할까요.
박정배 : 저는 약을 쓸 때 세 가지를 봅니다. 효과·이상반응·순응도죠. 두 약이 효과는 비슷했지만 부작용의 경우 ARB는 저혈압, ACEI는 부종이나 마른기침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순응도 면에서는 ARB가 훨씬 좋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 그렇고요. 그렇다면 저는 ARB에 손이 먼저 갈 것 같습니다.
강석민 : 처방에는 내약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ARB가 이상반응면에서 긍정적이라면 결국 효과가 동등하다는 전제로 ACEI에서 ARB로 전환하는 경향이 강할 것 같습니다.
이무용 : 일단 환자의 위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계열에 큰 차이를 두지 않고 순응도에 비중을 둡니다. 순응도가 나빠져 혈압 조절이 안되고 합병증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순응도가 떨어질 것 같으면 ARB를 선택하고 아니면 ACEI로 갑니다. 관상동맥심질환이나 심부전이라면 1차로 ACEI인 RAMIPRIL이나 PERINDOPRIL을 선호합니다. 이 부분에서 ARB가 ACEI보다 우수하다는 자료가 많지 않거든요. 만약 부작용이 생기면 ARB로 전환합니다.
이해영 : 일종의 맞춤 치료처럼 LOSARTAN은 요산 감소에 비교우위가 있고, TELMISARTAN은 인슐림 민감성 등 혈압 이외 부가적 특징이 있다는 한가지 이유. 그리고 ARB는 모든 약에 복합제가 시판중이어서 순응도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 이 두가지 측면에서 ARB를 1차로 씁니다. 20%가 넘는 마른기침의 위험을 껴안고 ACEI를 시도해 볼만한 의미가 있다면 몰라도 일반적인 고혈압에서는 ARB가 먼저라고 봅니다.
이무용 : 종합병원 같은 경우 ACEi에 부작용 생겨도 순응도는 별로 안떨어집니다. 하지만 개원가에선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ARB를 선호할 수밖에 없죠.
"내약성 가장 중요…ARB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
박정배 : 우리나라 자료 중 1년 치료후 ARB 복약지속률이 60%인데 ACEI는 30% 정도라는 수치가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환자가 먹지 않으면 좋은 OUTCOME을 볼 수가 없죠.
이해영 : 환자들에게 ACEI 부작용을 미리 얘기하고 계속 알려준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약에 부작용이 있다고 생각하지요. 80%의 이익을 생각하고 도전을 걸어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부작용이 없는 약으로 달라고 하죠.
박정배 : 서울대병원에서 그 정도라면 개원가라면 심각하죠. 의사가 매우 곤란해집니다.
이무용 : 그런 면에서 ARB 사용에 보험 제한이 생긴다면 엄청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국가가 "부작용 나는 약을 먹어라. 그러다 부작용 생기면 ARB를 복용하라"고 지정하는 셈이니까요. 강제할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회 : ARB와 ACEI 가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단은 ACEI를 쓰고 차후에 ARB로 넘어가는 것을 권고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비용을 고려할 필요는 없을까요?
이무용 : TELMISARTAN 80mg 한달치 본인부담금은 1만 5500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RAMIPRIL 5mg은 4300원 싼 것에 불과하고 10mg을 쓰면 오히려 비쌉니다. 다른 PERINDOPRIL 8mg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박정배 : 미국에서는 두 약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그런 의견이 미국에서 주로 나옵니다. 우리는 별 가격 장점이 없는 것 같습니다. 환자가 먹지도 않는 약을 효과 좋다고 준다는 것은 돈만 쓰고 약을 안주는 것과 똑같죠.
이무용 : ONTARGET이 나옴으로써 이런 부담도 해결된 것입니다. 순응도를 유지하는 게 가격차이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복합요법에는 반드시 이뇨제"…이제는 아닌가?
사회 : ONTARGET에서는 ARB에 대한 자신감, 병용요법은 일단은 주저하겠지만 '결론 짓지는 말자' 정도로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ACEI와의 병용요법에서 또하나 봐야 할 것이 ACCOMPLISH 연구인데요. 이 연구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강석민 : ACCOMPLISH의 결론이 ACEI에 약을 복합할 때 이뇨제는 아닌 것 같다, CCB를 더하는 게 어떻겠느냐 입니다. 그런데 JNC-7에서는 이뇨제를 권고하고 있지요. 이 연구로 "이뇨제는 아니다"라고 볼 수 있을까 의문이 생깁니다.
이무용 : 미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한 ALLHAT 연구를 통해 이뇨제가 1차약으로 추천됐는데 이는 보험재정을 확충하려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분석이 진행되면서 연구대상에 흑인이 너무 많았다고 나왔습니다. 흑인은 이뇨제에 반응이 좋은데 ACEI에는 별로거든요. 결국 특정 환자군의 결과로 가이드라인을 세운 것이라며 과도한 반영이란 비난이 일었습니다. 이번 결과가 JNC-7의 이뇨제 1차 병용권고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가이드라인이라는 것 자체도 무조건 어떤 약을 쓰라고 할 순 없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권고는 하되 환자 특성에 맞춰 치료하는 것이 보다 중요합니다.
이해영 : JNC-7에서 병용요법을 시작할 때 최소한 이뇨제를 끼워 넣어야 한다고 지정한 것은 없어져야 한다고 보지만 베타차단제가 1차에서 사라진 것처럼 1차 약제에서 이뇨제를 아예 없애기에는 아직 자료가 부족하다고 봅니다.
강석민 : 개인적으로 1차로 이뇨제 쓰는 것은 동의하지 않지만 병용을 고려할 때는 이뇨제 뿐 아니라 CCB도 자료가 나왔으니 고려할 수 있다는 식으로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무용 : 사실 우리가 베타차단제를 쓰다가 ACEi를 더하는데 이 방법이 정말 장기적으로 효과있고 안전하냐 이것은 모르는 거거든요. 단지 추천을 하니까 쓰는 겁니다. 문제는 우리가 증거가 있는 프로토콜로 치료를 하느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연구는 ACEI에 CCB 특히 AMLODIPINE은 앞으로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증거를 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또다른 효과적인 프로토콜의 추가죠.
박정배 : 그렇다면 이번 연구가 ACEi+CCB와 ACEi+이뇨제의 두 방법을 비교했다기 보다 CCB인 AMLODIPINE와 이뇨제인 THIAZIDE를 비교한 연구로 볼수도 있을까요.두 군이 혈압은 비슷하게 떨어졌는데 OUTCOME은 CCB 쪽이 30% 넘게 좋았거든요.
이무용 : 혈압강하 이외의 효과에 대한 또 하나의 증거가 나오는 거네요. 혈압만 가지고 비교하면 RAMIPRIL이 젤 약하거든요, 그렇다고 쓸모없는 약이라고 평가할 수 없죠. 아주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 같습니다.
계열효과로 대충 묻어가는 것은 ‘약만 파는 행위'
이해영 :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ACEI+CCB 복합제가 없으니까 ACEI를 ARB로 바꿔서 ARB+CCB 복합제에도 이번 결과를 적용할 수 있을까요? 즉 ARB+이뇨제보다 ARB+CCB가 좋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법 한데요.
이무용 : 추정에 불과합니다. ARB+이뇨제가 혈압강하 시너지효과가 있다는 건 알려진 사실인데 ARB에 CCB를 붙여서 실제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자료는 제한적입니다. 증거기반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제약사 마케팅이 그랬죠. ATENOLOL에 문제가 생기니 같은 베타차단제인 CARVEDILOL과 BISOPROLOL이 같이 동반 추락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죠. 기본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결과는 AMLODIPINE과 BENAZEPRIL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박정배 : ONTARGET이나 ACCOMPLISH 같은 연구를 통해 같은 계열이라도 약제간 차이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 극명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 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무용 : 연구를 한다는 것은 사회환원의 측면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하나의 약이 우수성을 증명하면 그걸 바탕으로 보다 향상된 치료를 제공하고 과학이 발전합니다. 단지 같은 계열이라고 묻어간다면 그건 약만 파는거지 사회환원이 아닙니다.
이해영 : 사실 약리학적으로도 차이가 큽니다. CAPTOPRIL과 PERINDOPRIL은 반감기부터 다르고 LOSARTAN의 경우도 약리학적 특성이 TELMISARTAN보다 떨어지지만 LIFE 연구로 효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것을 뒤엎지 못한 상태에서 똑같다고 하면 어불성설이죠.
"고령환자도 혈압치료 하라" 그러나 문제는 '환자의 상태'
사회 : HYVET연구로 가보겠습니다. 80세 이상 초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혈압 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박정배 : 초고령환자에서 혈압을 낮추면 뇌졸중은 줄어도 전체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에 대한 반박 결과입니다. 매우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뇌졸중도 크게 줄고 심부전도 줄고 특히 전체 사망률 마저 21% 줄었거든요.
이무용 : 지금까지 80세 이상 초고령에서 고혈압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는 부족했고, ACEI를 고령에서 시도해본 연구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또다른 자료가 확보된 것입니다. 주로 젊은 환자에서 권고되던 ACEi를 고령에서도 쓸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 말입니다.
박정배 : 특히 긍정적인 점은 뇌졸중과 심부전에 효과를 보임으로써 QOL을 향상시켰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치매에도 좋다는 분석까지 더해진다면 매우 의미있을 것으로 봅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사회적 부담을 크게 줄여주지 않을까 합니다.
이해영 : 고령 환자의 혈압을 140mmHg까지 낮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은데 항상 치료를 잘 못한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HYVET을 보면 150mmHg까지만 낮춰도 결과가 좋으니 이제는 훨씬 홀가분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석민 : 저는 한가지 다른 관점이 있는데 대부분 80세 이상인 경우 당뇨 등 합병증이 많습니다. 그런데 HYVET에서는 당뇨가 양쪽군에서 7% 미만이고 흡연력도 적네요. 그룹 자체가 초고령이지만 상당히 저위험군으로 보입니다.
이무용 : 또 환자들이 주로 저소득 국가 사람들입니다. 튀니지, 중국 등이 많이 포함됐습니다. 서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정배 : 80세 이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 나이에는 꽤 '정정한' 환자들을 모을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저위험군에서도 이런 OUTCOME이 나왔으니 고위험군이었다면 효과가 더욱 좋지 않았을까요?
강석민 : 오히려 고위험 환자를 모았다면 OUTCOME에 영향을 주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약효가 나타나기 힘들었을테니까요. CORONA 연구가 대표적인 사례죠.
이무용 : ENHANCE 연구도 그런 소견이 있습니다. 가족형 고지혈증이라는 게 극단적 그룹이거든요. 차이를 보기 어려웠을 수 있습니다. 이 결과를 일반화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봅니다. 하나의 연구가 나온 것이니 제한적 자료가 발생한 것이고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사회 : 지금까지 거론된 연구를 종합해서 임상현실에 반영할 핵심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박정배 : 당장 행동에 옮겨야 할 것은 ARB MI 파라독스가 해결돼서 ARB 처방에 이제는 주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ARB+ACEI는 특정 그룹을 빼고는 문제가 있다는 것. ARB나 ACEI를 쓰다가 병용을 한다면 이뇨제인가 CCB인가 문제에서, 이전에는 이뇨제를 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ARB/ACEI+CCB도 숨통이 트인 것 같습니다. HYVET 연구는 개인적으로 매우 고마운 연구인 것이 초고령 환자에게도 고혈압을 치료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고민이 어느정도 해결된 것 같습니다. 이뇨제를 노인에게 써볼 만하다 그리고 안되면 ACE를 같이 써보자 하는 메시지죠. 지금의 치료 패턴에서 바뀔 것이 많다고 봅니다.
이무용 : 거의 결론적인 것 같습니다. 특히 ARB를 주저하던 상황에서 한 발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한 의미가 큽니다. 다만 환자군과 특정 약물의 증거를 일반화하는 오류는 특히 경계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해영 : ACEI+ARB 병용요법의 실패가 현재까지 이득이 환자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안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HYVET도 노령에서 INDAPAMIDE가 효과 있었다이지 THAIZIDE도 그럴 것인지는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일반화의 오류를 저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강석민 : 현재 많이 쓰고 있는 약 그리고 병용요법에 대한 증거가 많이 나와서 임상에 큰 영향이 올 것이라고 모두들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ONTARGET의 경우 이렇게 큰 연구를 해서 얻어낸 결과인 만큼 믿어야 한다고 봅니다. ARB의 시장적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진행 및 정리=신범수기자 shinbs@kma.org
사진=김선경기자 photo@km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