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의사밴드 꿈꾸는 'Doctors Big Band'
빠라바 빠라밤∼, 빠라바 빠라 바바밤∼".
한껏 멋을 낸 흰색 턱시도를 입은 단원들이 악기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주하는 곡마다 힘과 흥이 넘친다. 관객들도 흥겨운 장단에 맞춰 어깨를 들썩거리다 급기야 손뼉까지 친다.
의사들이 주축이 된 밴드라는 부연설명이 없었더라면 깜빡 전문 악단으로 착각할 정도로 보통 실력이 아니다. 관악기의 힘과 관록이 한데 어울러진 연주는 "들어보지 못했으면 말을 하지 말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귀를 확 열리게 한다.
'닥터스 빅 밴드(Doctors Big Band)'는 부산·경남지역 유일의 의사 밴드로 1999년 창단, 10년이 넘는 관록을 자랑한다.

"음악은 우리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만들고, 마음에 평화를 줍니다. 연주할 때만큼은 우리들도 즐겁고, 관객들도 즐거워하니 이보다 좋은 취미가 있을까 싶어요."
단장을 맡고 있는 박경모 원장(부산 중구·한양정형외과의원)은 "음악연주에서 화음이 가장 중요하듯이 닥터스 빅 밴드는 화목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화목한 분위기 만큼은 닥터스 빅 밴드를 따라올 단체가 없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알토색소폰을 불고 있는 조성락 원장(속편한내과의원)은 "개원가의 여러 진료과와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단원들이 함께 어울리다보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며 "월요일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부산 모노챔버 오케스트라·부산 아코르 청소년 오케스트라·페스티보 클라리넷 콰이어·색소폰플레이어즈 등에서 지휘자로 맹활약하고 있는 그는 8년째 닥터스 빅 밴드를 조율하고 있다.
음악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대동병원 박성환 이사장과 박경환 원장은 흔쾌히 병원 강당을 연습실로 제공, 단원들의 실력 연마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음악전공자를 파트트레이너로 위촉, 모자란 부분을 지도받고 있다. 10년 동안 매주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다보니 무리없이 소화해 낼 수 있는 레퍼토리만 150곡이 넘는다.
지난 2002년 창단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닥턱스빅밴드는 매년 1회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다.
닥터스빅밴드의 연주실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부산시의사회 학술대회·부산의대 50주년·동아의대 50주년·부산시여자의사회 정기총회 등 의사회 행사는 물론 자갈치 축제·광복로 축제·온천천문화축제 등 일반 행사에 심심지 않게 초청장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16일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창립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에서는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대상을 거머줬다.
고등학교 때까지 밴드부 활동을 했다는 이용재 원장(이가정의학과)은 "집 사람이 악기도 좋은 것 사라며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며 "딱딱한 의사생활 속에서 밴드 모임은 사는 즐거움의 절반"이라고 했다.
가장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총무를 맡고 있는 강창욱 원장(굿모닝창문외과의원)은 "다들 좋은 분들이고, 분위기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며 2009년 6월 8회 정기연주회를 기대해 달라고 했다.
박 단장은 "앞으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의사로서의 봉사 뿐만 아니라 음악을 통해 시민에게 가까이 가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많은 단원들이 움직이다 보면 교통비·악기운반비·회식비 등이 들긴 하지만 영업 목적의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출연료는 없다"며 "음악이 필요한 곳은 언제든 불러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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