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증과 여우 그리고 칸디다증과 목걸이

탈모증과 여우 그리고 칸디다증과 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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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0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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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질환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 그 형태를 묘사하거나 어떤 현상으로 나타나는 모양을 비유하여 병명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현대인에게 큰 고민의 하나는 탈모증이며 중년 남성은 물론 여성과 젊은이들에서도 점점 늘고 있다.

탈모증을 가리키는 의학용어는 alopecia이다. 그런데 이 용어의 원래 의미는 뜻밖에도 그리스어로 여우를 뜻하는 alopex이다. 여우가 탈모증의 어원이 된 데에는 두 가지 가설이 있다.

하나는 잔디에 여우의 오줌을 뿌리면 그 부위의 잔디가 다 죽어 듬성듬성 불모지(不毛地)로 남게 되는데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국화과에 여우 오줌이란 이름을 가진 다년생 풀이 있는데 그 꽃의 냄새가 여우 오줌과 같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그것을 보면 여우 오줌이 다른 식물에 그리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고 잔디가 죽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다른 하나는 옴에 걸린 여우는 털이 빠진다는 것이다. 옴은 몹시 가려운 질환으로 특히 밤이나 따뜻한 환경에서 심해진다.

이를 유추해 볼 때 옴에 걸린 여우는 그 부위가 몹시 가려워 심하게 긁으므로 해당 부위의 털이 다 빠지게 되고 이를 alopecia 라고 한 것으로 생각된다.

큰 종기를 가리키는 용어는 carbuncle이다. 이는 원래 작은 석탄이라는 뜻으로 라틴어 carbo(숯, 석탄)와 축소형 접미어인 -unculus가 합해진 것이다.

로마 사람들은 석류석(石榴石), 루비(ruby)도 carbuncle이라고 하였다. 이는 피부와 피하조직에 생긴 국소염증으로 빨갛게 부어 오른 큰종기의 모양이 불이 붙은 작은 석탄이나 숯의 모양 또는 루비 보석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다.

탄저병(炭疽病)을 가리키는 anthrax(그리스어로 석탄) 역시 비슷한 병변을 일으키며 이는 불타고 있는 석탄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작고 단단한 구진(丘疹)이 밀집한 구진성 피부질환을 가리키는 용어로 lichen이 있다. 이는 바위나 나무에 있는 이끼를 가리키는 식물용어 leichen에서 유래된 것으로 곰팡이와 조류(藻類)가 공생(共生)하고 있는 엽상(葉狀) 식물을 말한다.

이 용어는 바위나 나무에 혹처럼 자라며 올리브 나무의 혹 또는 마름병을 가리키는데 사용하였다. 고대 의학에서는 이의 모양이 구진성 피부질환과 비슷하다고 하여 피부발진, 버짐을 가리키는데 사용하였다.

현재는 납작한 구진(丘疹)을 특징으로 하는 염증성 피부/점막 질환인 편평태선(扁平苔癬, lichen planus)을 주로 가리킨다.

Candida albicans 감염에 의한 피부와 점막의 삼출성 염증질환을 모닐리아증(moniliasis) 또는 칸디다증이라고 한다.

Monilia는 Candida속(屬)의 옛 이름으로 현미경으로 이 곰팡이를 보면 구슬을 꿰어 놓은 모양을 하고 있어 목걸이라는 뜻의 라틴어 monile(목걸이)로부터 만든 용어이다. 또한 이 질환에서 나오는 흰색 삼출액에 의해 생기는 반점은 개똥지빠귀(thrush)의 목과 가슴에 있는 반점과 비슷하다고 하여 thrush(아구창(鵝口瘡)라고 부르고 있다.<연세의대 약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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