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저주와 질병

신의 저주와 질병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1.12.30 10:2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가 받는 고통, 아픔, 특히 고치기 힘든 질병에 걸리는 것은 우리가 지은 죄 때문에 신이 내린 벌이라는 것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 사람들의 공통된 의식이었다.

즉 고통이나 아픔은 신이 우리가 지은 죄의 대가로 신이 내린 운명이라는 것이며 아직도 이런 생각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잠재해있다.

우리가 큰 병에 걸렸을 때 우리는 흔히 무의식중에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 이런 벌을 받아야 하냐'라고 비탄해하는 환자들을 볼 수 있다. 통증이라는 pain의 어원도 라틴어로 '벌·처벌' 이라는 뜻의 poena에서 유래되었다.

중세에 엄청난 희생자를 갖고 왔던 페스트(plague)는 그리스어로 강한 '타격'이라는 뜻의 plege에서 유래되었다. 즉 이 병은 죄를 지은 사람들에게 분노한 신이 강한 타격을 주려고 할 때 그들을 페스트로 괴롭힌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기형아를 가리키는 monster는 라틴어로 '신의 예언(주로 불운(不運)·경고)'를 뜻하는 monstrum에서 유래되었다. 기형아는 팔다리가 없거나 오히려 그 수가 많으며 괴기한 형태를 하고 있고 의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보통은 생존할 수 없었다. 흔히 기형아라고 하면 거대한 크기를 연상하나 크기는 상관없다.

신화(神話)에서는 보통 동물과 사람의 형태가 합쳐져 있는 허구의 형상으로 비춰져 있으며 고대에는 신의 저주로 인한 천벌에 의해 기형이 생긴다고 믿었다.

간질(癎疾)을 가리키는 epilepsy는 그리스어로 epi(위의·위쪽)와 lambaneia(가지다·사로잡다)가 합쳐져 '위에 사로잡히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원래 이 용어의 뜻은 '사로잡히다(seize)'로서 간질환자는 신과 같은 신비한 힘에 사로잡혀서 이 병에 걸린다는 것으로 옛 사람들은 이 병이 신의 뜻을 거역한 사람에게 내리는 벌로 생각하였다. 간질의 영어 용어인 seizure 역시 같은 뜻이다.

임부(姙婦)나 산욕부(産褥婦)등에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경련(痙攣) 및 혼수(昏睡)인 자간(子癎)을 가리키는 eclampsia는 간질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불빛이 번쩍이다(<ek 밖으로 + lampein 반짝이다)'이다.

18세기 이전까지는 눈앞에 불빛이 번쩍이는 현상이 나타나는 병적 상태(예: 간질·편두통·졸도 등)를 총칭하였다. 현재는 임신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임신 중독증에 국한하여 사용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influenza는 '영향(影響)'이라는 이탈리아어를 그대로 쓰는 것으로 이 병은 행성과 별들의 불길한 배열에 의해 영향(influence)을 받아 생기는 유행성 재앙인 질병으로 생각한데서 붙여졌다.

자신들의 지역 이름이 병명으로 쓰이는 것을 싫어해서인지 신기하게도 수년 동안 어떤 곳에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면 그 지방이름을 붙이지 않고 대신 다른 지역의 이름을 붙여왔다.

예를 들면 러시아에서는 중국 인플루엔자, 독일에서는 러시아 페스트(Russian pestilence), 미국에서는 홍콩 플루(Hong Kong flu)라고 하였다.<연세의대 약리학>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