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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기포 이용 하지허혈 환자 혈관 재생 연구' 세계 주목
'미세기포 이용 하지허혈 환자 혈관 재생 연구' 세계 주목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3.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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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심장협회지에 논문 발표한 개원의 류재춘 원장

류재춘 원장은 경기도 고양시에 내과의원을 열고 있는 개원의다.

류 원장이 최근 사고(?)를 쳤다. 대학교수들도 발표하기 어렵다는 미국심장협회 공식 학회지 <Circulation>에 'Molecular Imaging of the Paracrine Proangiogenic Effects of Progenitor Cell Therapy in Limb Ischemia'(초음파 분자영상을 이용한 하지허혈에서 줄기세포의 혈관형성 전구세포 재생 효과)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 것. <Circulation>은 심장내과·혈관질환계·혈액학계에서 가장 인용지수(Impact factor)가 높다.

▲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0년 미국심장학회에서 구연 발표 후 류재춘 원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조나단 R. 린드너 오레곤보건과학대학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와 자리를 함께했다.
"2003년 일산백병원 심장내과를 사직하고, 경기도 고양시에 내과의원을 개원하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대학에서 소홀했던 기초연구를 실컷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학에 있을 때는 중재시술을 많이 했지만 개원해서는 심장초음파를 주로 했기에 심초음파 쪽으로 연구방향을 잡았죠."

류 원장은 심초음파 중에서도 조영증강제인 미세기포를 이용한 초음파 분자영상에 눈길이 갔다.

"미세기포 표면에 우리가 찾고자 하는 표적물질을 붙여 정맥주사하면 병변 부위에 미세기포가 머물게 되고, 이를 초음파로 정량화하면 혈관내에서 일어나는 동맥경화·심근허혈을 비롯한 염증반응과 혈전·신생혈관재생 등을 수분 이내에 검사할 수 있습니다."

류 원장은 "미세기포를 이용한 조영증강 초음파 분자영상은 심근허혈과 동맥경화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고, 혈관재생의 평가와 기전연구는 물론 약물전달·유전자 치료·혈전용해 치료 등 여러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며 "개원가에서도 얼마든지 조기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미국인 스승 조나단 R. 린드너 교수(오리건보건과학대학)도 기초연구를 하고 싶다는 류 원장의 부탁을 흔쾌히 수락하고 줄기세포 연구팀의 일원으로 발탁했다.

"동료들도 미세기포를 만드는 방법과 동물실험을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알려주며 연구팀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줬습니다."

▲ 류재춘 원장의 연구실에서.
류 원장은 2년 동안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학 심장혈관영상연구실에서 표적 미세기포 조영제를 이용해 심근허혈을 찾아내는 연구에 참여했다.

2년 동안 연구 활동을 마무리하고 귀국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논문을 완성하는데 매달렸다.

"오후 6시경 진료를 마치고 남은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고,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오전 진료만 하고 오후에 연구계획을 세우거나 다른 논문을 찾는데 할애했습니다. 그 시간에 환자를 더 볼 수도 있었겠지만 2년 동안의 귀중한 경험을 논문으로 발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고의 열매는 달았다. 개원의 최초로 <Circulation>에 논문을 발표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류 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기포를 이용한 초음파 분자 영상으로 하지허혈에서 성인 줄기세포의 혈관재생에 관한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 줄기세포가 혈관형성에 이로운 단핵구를 선택적으로 모이게 하는 측분비 효과로 혈류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류 원장의 연구는 표적화된 조영 증강 심장초음파를 활용해 심근허혈에 의한 흉통과 동맥경화를 조기에 진단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미세기포와 초음파 분자영상을 이용한 진단을 뛰어넘어 혈전 치료와 유전자 치료 분야까지 지평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후속 연구가 기대되고 있다.

"4차례나 논문을 수정하고 추가 실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 조나단 R. 린드너 교수와 연구원들이 아니었다면 논문이 빛을 보지 못했을 겁니다. 20년 동안 근무했던 직장을 그만두고 기약도 없는 연구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저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내조해 준 아내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류 원장은 "하루 5명 정도만 환자를 진료하고, 환자 1명 당 30분 넘게 진료하는 미국과는 너무나 달라 말문이 막힌다"며 "개원의사들은 낮은 수가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여러 명의 환자를 봐야만 하고, 환자들은 의사들을 진정한 의사로 대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저를 믿고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늘 감사하면서 산다"는 류 원장은 "성인줄기세포를 이용해 하지허혈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주사하여 그 효과를 미세기포 초음파 분자영상으로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단기연수를 통해 심근허혈과 조기동맥경화를 정확히 찾아내는 표적화 초음파 분자영상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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