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3억명 이상의 유병률을 보이는 제2형 당뇨병은 신기능 장애와 심혈관 질환의 주된 원인이다. 따라서 생활습관 조절과 적절한 약물 치료를 하더라도 신장과 심혈관 질환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제 2형 당뇨병 환자들은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
단백뇨는 제2형 당뇨병 환자와 고혈압 환자에게 있어 신장과 심혈관계 질환을 예견할 수 있는 주요 예후 인자이며, 뇨알부민 수치는 심혈관 질환과 신기능 장애의 진행을 대변하는 표지자가 된다. 따라서 당뇨병 관리 지침에서는 신장 기능 저하나 질환의 초기 지표인 미세알부민뇨증 유무를 검사하고 관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기존의 경구용 혈당강하제들은 신장을 통해 약물이 배설되는 경우가 많아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약제 용량을 감량하거나, 투여를 중단해야 했다.
반면 경구용 혈당강하제인 DPP-4 억제제로 새롭게 개발된 트라젠타(성분명:리나글립틴)는 신장 이외의 경로(담즙)로 배설되므로 신기능의 저하 여부와 관계 없이 복용이 가능해 임상의사들의 주목을 받아 왔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6개의 트라젠타 투여 임상연구를 종합해 미세단백뇨와 고혈압이 동반돼 있어 혈관 합병증의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사후분석을 통해 트라젠타 약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해 봤다.
트라젠타 신기능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개선에 효과적
이번 사후분석(post hoc analysis)의 대상은 18~24주 간 진행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한 6개의 제3상 임상시험이며 임상시험에 참여한 3119명의 환자(트라젠타 2222명, 위약 897명) 중 미세알부민뇨증(무작위 배정 이후, 그리고 첫번째 약물 복용 전에 실시한 1회 배설뇨-정량 측정에서 소변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 urinary albumin-to-creatinine ratio]이 30~300mg/g인 경우)과 고혈압(수축기 혈압 [SBP] ≥ 140mm Hg 및/혹은 이완기 혈압 [DBP] ≥ 90mm Hg 및/혹은 고혈압 병력 및/혹은 베이스라인에 항고혈압 치료를 받는 경우)이 있는 환자 512명을 분석했다.
총 512명 중에서 366명은 트라젠타를 1일 1회 투여 받은 군이었고, 146명은 위약을 투여 받는 군이었다.
이번 연구의 유효성 평가 기준은 18주 또는 24주 치료 후에 베이스라인 대비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 수치 변화인데, 분석결과 트라젠타 투여군은 위약 투여군 대비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18주 후 당화혈색소 변화는 6개 임상시험 모두에서 얻은 데이터, 24주 후 당화혈색소 변화는 4개 임상시험에서 얻은 데이터를 근거로 분석했다.
18주 후 트라젠타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은 베이스라인 대비 당화혈색소를 각각 0.57(0.06)%, 0.0(0.08%) 감소시켜, 총 0.57%(95% CI: -0.75, -0.39; P < 0.0001)의 차이를 보였으며, <그림 A>
공복혈당은 베이스라인 대비 각각 12.3(2.3)mg/dl, 1.6(3.5)mg/dl 감소시켜, 10.6mg/dl(95% CI: -18.4, -2.9; P = 0.0074)의 개선을 보였다.
24주 후 트라젠타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은 베이스라인 대비 당화혈색소를 각각 0.65(0.06)%, 0.05(0.09)% 감소시켜, 총 0.59%(95% CI: -0.80, -0.39; P < 0.0001)의 차이를 보였으며, <그림 B>
공복혈당은 트라젠타 투여군이 베이스라인 대비 13.4(2.9)mg/dl 감소시킨 반면 위약 투여군은 베이스라인 대비 7.9(4.4)mg/dl 증가시켰다.
트라젠타, 신기능 및 심혈관계 질환 개선에 긍정적 영향 미쳐
6개 연구에서 전반적인 이상반응 발생률은 트라젠타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이 유사했으며(62.6% vs. 62.3%), DPP-4 억제제 투여 시 발생할 수 있는 위장관계와 감염 관련 등의 부작용은 비슷했다.
또 트라젠타 투여로 당뇨병 환자에서 신장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중요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24주 후 트라젠타 투여군은 베이스라인 대비 당뇨병 환자의 신기능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청소율(UACR)을 13.7(-240.4 ∼ 695.7)mg/g 감소시켰으나, 위약 투여군은 베이스라인 대비 4.9(-234.3 ∼ 2,263.9)mg/g 감소시키는 데 그쳤다.
이밖에 트라젠타 투여군은 위약 투여군에 비해 지질 지표의 경미한 변화를 보였는데 총 콜레스테롤, 저밀도 지단백(LDL) 및 고밀도 지단백(HDL) 수치는 두 군에서 비슷한 변화를 보였으며, 트리글리세라이드 수치는 트라젠타 투여 시 더 감소했다(-18.5mg/dl vs. -13.5mg/dl).
고찰 및 결론
제2형 당뇨병 관리 지침서에서는 혈당관리를 잘해 신장 장애의 진행 위험도를 줄이거나 속도를 늦출 것을 권고 하고 있다 .
이를 위해 현재 혈당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경구용 혈당강하제는 여러 가지를 사용하고 있으나, 많은 경우 환자에서 신기능 저하가 생기면 치료제를 사용하는데 제한을 받게 된다.
실제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의 경우 신기능 저하와 관련해 금기되거나 용량 조절을 해야 하며 트라젠타를 제외한 다른 DPP-4 억제제는 중등도에서 중증 신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용량의 감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트라젠타는 체내에서 신장이 아닌 다른 경로로 배설돼 환자의 신장 기능에 따른 용량 조절이 필요 없이 투여와 처방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차별화 된 특장점을 통해, 앞서 소개한 6개의 연구에서 트라젠타는 신장(미세혈관 합병증)과 심혈관계(대혈관 합병증) 질환의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에서 효과적인 혈당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 트라젠타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중증 저혈당증의 발생률은 현저하게 낮았으며, 체중과 신장 기능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고, 신부전 사례가 보고되지 않아 안전함 또한 보여주었다.
더불어, 더 나아가 신기능 장애 위험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청소율(UACR) 비율을 개선에도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켜, 신장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는데, 이는 트라젠타 약제의 고유한 약리학적 효과인 것으로 현재 추측 및 기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당뇨병 치료에 있어 신장(미세혈관 합병증)과 심혈관계(대혈관 합병증) 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는 혈당강하제 선택에 제한점이 있었지만 향후 이들 고위험군 환자들에게서도 유효성과 안전성을 보여주는 트라젠타의 사용으로 혈당과 합병증관리가 더욱 개선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