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불안과 소외를 표현한 뭉크의 걸작 '절규'
'에드바르드 뭉크-영혼의 시'전, 10월12일까지 예술의전당서
이번 전시에서는 뭉크의 걸작 '절규' 석판화 버전을 포함해 유화버전의 '생의 춤', '마돈나', '뱀파이어', '키스' 등 그의 대표작과 직접 촬영한 셀프카메라 등 회화·판화·드로잉·사진 총 99점의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
'절규'는 두말 할 것 없이 뭉크의 대표작품이다. 이 작품은 신을 잃고, 현대 사회의 물질주의에 지친 현대인들의 불안을 표현한 작품으로 해석돼 왔다. 뭉크는 여러 가지 버전의 '절규'를 제작 했는데,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은 네 가지 버전이다. 각각 유화·템페라·크레용·파스텔로 그려졌고, 판화로도 제작됐다. 가장 유명한 템페라 버전은 노르웨이 내셔널갤러리에, 유화와 파스텔 버전은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에 소장돼 있고, 크레용 버전은 지난 2012년 당시 경매 사상 최고가 1억1990만 달러(약 1300억원)를 기록하며 미국의 개인 소장자에게 낙찰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1994년과 2004년 작품 도난 사건으로 인해 해외반출이 어렵게 된 회화 버전을 대신해 1895년에 석판화로 제작된 흑백의 강렬한 '절규'를 만나볼 수 있다. 판화 버전의 '절규'가 해외에서 전시되는 것도 이례적이며, 2006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전시된 이후 해외에서는 8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공개하는 것이다.
전시는 크게 5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뭉크 그 자신에 대해 : 뭉크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실존적인 주제는 자화상에서 잘 나타난다. 많은 자화상에서 그는 병들고, 우울하거나 불안하게 극화시킨다. 뭉크는 자신의 자화상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중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힘썼다(주요작품 : '지옥에서의 자화상(1903년)' '팔뼈가 있는 자화상(1895년)'). ▲새로운 세상으로 : 뭉크는 노르웨이의 정치·문화적 격변기에 화가로 데뷔했다. 1880년대에 크리스티아니아에서 새로운 보헤미아적인 철학을 접했고, 파리와 니스에서는 인상주의 회화를 공부 했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선동적인 철학과 더불어 문학과 시각예술의 퇴폐적이고, 상징주의적인 풍토는 그 당시를 이끄는 시대정신의 하나였다. 파리와 니스에서 사는 동안 뭉크는 전시회와 미술관을 통해 인상주의 회화를 접했고, 짧은 기간 동안 이 회화기법을 열정적으로 실험했다.
▲밤 : 이 섹션의 작품들 속에는 고독과 어둠, 그리고 멜랑콜리가 스며들어 있다. 말년의 뭉크는 에켈리에서 세상과 동떨어져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그의 작품에 나타난 밤은 푸른빛이 불러일으키는 우울한 감성과 어둠으로 가득 찬 과장되고 왜곡된 배경이 주를 이룬다. 대표작품인 '별이 빛나는 밤'은 쓸쓸함이 묻어나면서도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작품인 동시에 빈센트 반 고흐의 밤하늘과 유사점을 지닌다.
그밖에 뭉크가 직접 자신을 촬영한 셀프카메라 'Self-Portrait on the Veranda. Ekely' 및 직접 촬영한 영상 작품(러닝타임 5분)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뭉크의 전반적인 작품세계를 조망하고, 20세기 초 유럽에서 격동의 시대를 겪은 그가 어떻게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예술로 승화시켰는지 작품들을 통해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