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진단·접근성 '제약'…"선택의 자유 제한하는 악법"
개원의협의회 설문조사 10명 중 9명 "동네 병의원 신속 검사 원해"
일반 국민의 96%는 정부의 CT·MRI 검사 제한 정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개원의협의회가 22일 발표한 'CT·MRI 등 특수의료장비 공동활용병상제 폐지에 대한 대국민 설문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정부의 특수의료장비 검사 제한(CT 자가병상 100병상 이상, MRI 자가병상 150병상 이상)정책에 96%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로는 ▲병을 빨리 찾아내기 위해 가까운 병의원에서 찍을 수 있어야 한다(78%) ▲바쁜 현대인들이 CT·MRI 검사를 받기 위해 큰 병원만 찾게 정책을 바꾸는 것은 환자·보호자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악법이다(62%) ▲의원이나 중소병원에서도 필요한 검사는 할 수 있게 해야 한다(57%) 등을 꼽았다.
CT·MRI 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85%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검사 의료기관을 조사한 결과, 동네 의원 및 소규모 병원(73%)이 대학병원(17%)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동네 의원 및 소규모 병원에서 검사한 응답자의 97%가 만족했다고 답했다.
만족도가 높은 이유로는 ▲바쁜 일정 가운데 신속하게 CT·MRI 검사를 할 수 있는 병의원의 접근성이 좋았다(71%) ▲아팠을 때 가까운 병의원에 가서 바로 CT·MRI 검사를 받을 수 있어서 조기 진단을 할 수 있었다(66%) ▲대학병원보다 검사비가 저렴해서 경제적이라고 생각했다(39%) ▲CT·MRI 검사는 작은 병의원이나, 큰 병원, 대학병원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33%) 등으로 답해 접근성과 신속성에 점수를 줬다.
의원과 동네병원에서 CT·MRI 검사를 받고 만족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들도 앞으로 두통·어지럼증 등 뇌질환이나 폐렴·요로결석 등이 의심되는 경우에 접근성이 좋은 의원이나 동네병원에서 빨리 검사하겠다는 비율이 91%에 달했다. 이렇게 답한 이유로는 "내가 아팠을 때 신속하게 빨리 검사해서 적절한 치료를 빨리 받고 싶다"(92%), "100병상/150병상의 병원과 대학병원에 가려면 대기 시간이 길어서 검사받기 어렵다"(44%) 등을 지적했다.
대개협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대다수 국민은 CT·MRI 검사를 의원과 소규모 병원에서 받는데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공동활용병상제를 폐기하고 100병상 또는 150병상의 자가 보유 병상이 있는 의료기관만 CT·MRI 등 특수의료장비를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에 많은 국민이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동활용병상제도 폐지 시 국민에게 불편을 주고,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는 점도 짚었다.
대개협은 "의원급 의료기관이나 병상 수가 적은 소규모 병원에서 CT·MRI 검사 장비를 보유할 수 없게 되면 환자들은 필수적인 검사를 받기 어려워지고, 1차 의료기관과 소규모 병원을 찾지 않게 돼 의료전달체계는 더욱 붕괴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왜 국민이 보다 정확하게 진단받을 수 있는 검사를, 오래 걸리고 불편하게 만들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대개협은 "합리적인 특수의료장비 설치 기준을 만들 것을 주장하며, 보건복지부와 함께 대책 회의를 개최해 달라고 수차례 촉구하였으나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얻지 못했다"며 "정부의 무책임하고 파렴치한 계획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잘못된 정책 변경을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