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의대 증원 2000명 두고 '들쭉날쭉'…"무정부 상태?"
"근거 입각한 합리적·통일된 대안 제시하면 논의 가능"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news/photo/202404/154201_121416_2536.jpg)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장이 정부와의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논의 조건은 '근거에 입각한 합리적이고 통일된 대안'.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둘러싼 정부의 '들쭉날쭉' 입장 표명을 우선 정리해야 한다는 비판성 제안이 나온 것이다.
임현택 제42대 의협회장 당선인은 8일 SNS를 통해 통일되지 않은 정부 발언을 비판했다. 상반된 입장 표명을 나열한 뒤 "지금 무정부 상태인가?"라는 반문도 이었다.
정부의 '들쭉날쭉' 입장 표명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직후 극심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 2000명은 최소 규모"라고 밝혔다. 의대정원 조정 가능성을 대통령 입으로 차단했던 것.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는 바로 수습에 나섰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대통령 담화 이후 반나절 만인 1일 저녁 KBS에 출연해 "2000명이라는 숫자가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발언에서 "정부 정책은 늘 열려있다"고 했던 부분을 집중 부각시키기도 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역시 2일 브리핑에서 "2000명이라는 숫자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정부가 열려 있어서 논의가 가능하다"고 정리했다.
정부의 '수습 모드'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발언으로, 잠시 주춤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5일 브리핑에서 2000명 조정 가능성에 대해 "아직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특별한 변경 사유가 있기 전까지는 기존 방침은 유효하다"면서 다시 선을 그었다.
2000명에 대한 '열린 자세'는 국무총리의 입에서 다시 나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7일 "정부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8일 중대본를 주재하면서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해 "과학적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더 합리적이고 통일된 대안이 제시된다면 정부는 열린 자세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담화 이후 일주일 사이, 정부의 입장이 몇 번이나 뒤바뀐 셈이다.
임현택 의협 당선인은 일련의 입장변화를 정리하며 "지금 무정부 상태인가요?"라고 반문했다.
대통령의 대국민 발언은 의대 정원 확대가 2000명에서 '더 늘릴 수 있다'는 메세지로 해석했고, 대통령실 정책실장, 국무총리, 보건복지부 장관의 메세지는 '줄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봤다.
논의를 위한 조건도 제시했다.
임 당선인은 "정부가 근거에 입각한 합리적이고 통일된 대안을 제시하면 논의가 가능하다"면서 "대안부터 의협에 제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