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단일염기변이, 당뇨병 발병 후 심혈관질환 위험 최대 1.89배 ↑
2형 당뇨병 코호트 기반 심혈관질환 추적 후 원인 유전자변이 분석
곽수헌 서울의대 교수·CHARGE 국제 공동연구팀 [Diabetes Care] 발표
일반인에 비해 당뇨병 환자에서 뇌졸중·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이 더 많이 발생하는 유전적 원인이 밝혀졌다. 유전자 변이는 당뇨병 발병 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최대 1.89배 높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곽수헌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와 CHARGE(당뇨병 및 심혈관질환 유전체 코호트 컨소시엄)를 비롯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성인 당뇨병 환자의 대규모 유전체 역학 코호트 분석 결과를 [Diabetes Care]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성인 당뇨병(2형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거나 인슐린 작용이 떨어져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 대한당뇨병학회가 2023년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16.7%)은 당뇨병 환자다. 이들은 일반인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3배가량 높고 심혈관질환 발병 연령도 빠르며 중증도도 심하다.
당뇨병의 주요 동반질환인 비만·고지혈증·고혈압은 심혈관질환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다. 실제로는 이런 동반질환 없이 당뇨병 자체만으로도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지만 원인은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당뇨병이 심혈관질환을 높이는 '유전적 원인'에 주목했다. 다인종 코호트에 등록된 성인 당뇨병 환자 4만 9,230명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을 최대 33년간 장기 추적하고, 관련 유전자변이를 찾기 위해 전장유전체 연관성 분석(GWAS)을 진행했다.
GWAS는 특정 형질 또는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유전체 전장에서 분석, 규명하는 연구다.
추적 결과 당뇨병 환자는 5명 중 약 1명(18.3%)에서 뇌혈관질환·관상동맥질환·심혈관으로 인해 사망을 포함한 심혈관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동연구팀은 'rs147138607(CACNA1E/ZNF648 유전자 부위), rs77142250(HS3ST1 유전자 부위), rs335407(TFB1M/NOX3 유전자 부위)' 3가지 단일염기변이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 단일염기변이는 DNA 염기서열을 구성하는 하나의 염기가 다른 염기로 변이된 것으로, 발생 위치에 따라 근처에 있는 유전자 발현과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동연구팀은 일반인에서 관상동맥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규명된 유전자변이 204개가 당뇨병 환자에서도 빈번하게 관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일반인에서 관상동맥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체 변이들이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유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204개 유전자변이의 조합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력을 정량화한 '다유전자점수(PGS)'가 1표준편차 높을수록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14%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연구팀은 다유전자점수를 활용, 심혈관질환 발생을 독립적으로 예측했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확인된 심혈관질환 유전자변이를 활용하면 향후 당뇨 환자의 심혈관질환을 예측하고, 새로운 치료 타깃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수헌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질환의 유전적 연관성을 분석한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연구"라면서 "특히 국내 연구진이 대규모 유전체역학 코호트에 기반한 국제 공동연구를 선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사체-의료 빅데이터 기반 약물 반응성 예측 기술 개발 연구'와 한국연구재단 'AI데이터기반 바이오 선도기술 개발 연구' 지원으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