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취소 시 행정행위 불법성 인정" 발언에 법적 검토 내놔
여·야 의원 입모아 "미복귀 전공의 처분 취소, 갈등 해소 실마리"
변호사 출신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이 보건복지부에 미복귀 전공의 처분 취소가 "법적으로도 문제 없다"고 정리했다. 보건복지부가 미복귀 전공의에 부과한 명령을 취소할 경우, 행정행위의 불법성·부당성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철회 입장을 고수한 데 대한 법적 검토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서 "법적으로 보면, 사정 변경에 의한 취소라는 것이 있다"며 "처분이 적법하고 또는 정당했다 하더라도 이후에 사정이 변경돼서 취소를 해야 될 필요성이 있을 때 취소하는 경우가 있다. (보건복지부는) 유연하게 생각하라"고 전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복귀·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차별 없는 처분 면제를 촉구했다. 전공의에 대한 처분 면제가 의·정 갈등사태 해결의 실마리라는 것에도 의견이 모였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정부가 시기를 놓치고 있다. 정부가 전공의들 처벌하느냐, 미복귀자 처벌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며 "정부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전공의 처분 문제는) 결단을 내려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할 거냐?"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지금 매듭을 지어야 되는 시점이다. 복귀 전공에 대한 철회를 듯이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철회를 고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의·정 간 깨진 신뢰를 회복해야 되는 것도 있지만 국민들은 너무나도 힘들다. 이런 부분들을 살펴봐 주시고 매듭을 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강희경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협의회장은 "전공의들은 2020년도 9·4 의정합의에 대한 신뢰가 깨졌기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더욱이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는 경우에 대해 여전히 결정이 돼 있지 않다. 소위 말하는 갈라치기가 되어 있는 상황에선 돌아오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전공의들은 행정처벌을 면한다 해도 현장에 복귀할 비율이 50%가 안 된다는 예측이 있다. 그간 신뢰가 깨졌다"며 "(미복귀·복귀 전공의에 대한) 갈라치기를 해선 안 된다. 심각하게 고민해 (처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에 대해서 6월 말에 상황을 보고 지금까지의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이해하면 되겠느냐?"고 물으며 미복귀 전공의 처분 면제 검토를 압박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존의 방침과 다른 방침을 할 수도 있고, 기존의 방침을 또 보완할 수도 있고 그렇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의 '처분 취소' 법적 검토에 대해서는 "참고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수련병원장들에 내린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과 전공의에게 부과한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했다.
의료계는 정부가 명령 철회라는 '애매한' 조치로, 법적인 문제 제기의 여지를 남겼다고 짚었다. 전공의들의 미복귀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내부공지를 통해 "명령을 취소할 경우 2월 명령을 내렸던 시점부터 행정명령의 효과가 소멸돼 법적으로 전공의는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가 됐을 것이지만 명령을 철회함으로써 다시 법적인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