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 신장 이식 성공률 높인다

뇌사자 신장 이식 성공률 높인다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8.0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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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 분자 프로브(NPO) 소변 분석법...'허혈성 신장 손상' 신속 평가
민상일 서울대병원·김도경 경희의대 교수팀 [Transplantation] 발표

시스테인 수치를 감지하는 형광 분자 프로브(NPO)를 활용한 신장 손상 진단 모식도. ⓒ의협신문
시스테인 수치를 감지하는 형광 분자 프로브(NPO)를 활용한 신장 손상 진단 모식도. ⓒ의협신문

국내 연구진이 뇌사자 공여 신장의 허혈성 신장 손상(신장 혈류 부족 상태)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새 진단법을 활용하면 이식 가능한 신장을 확보할 수 있어 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민상일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와 김도경 경희의대 교수(해부학·신경생물학교실) 공동 연구팀은 시스테인이라는 아미노산의 증가를 식별하는 형광 분자 프로브(NPO)를 활용, 허혈성 신장 손상을 진단한 연구결과를 세계이식학회 공식 국제학술지 [Transplantation](IF 5.3)에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시스테인은 신장 손상 시 수치가 증가한다.

뇌사자 기증 신장은 허혈성 신장 손상의 위험이 높아 이식 전 손상 정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신장 기능 평가 바이오마커들은 급성 신장 손상을 진단하는 데 민감도와 특이도가 부족하고, 조직학적 손상 심각도와의 상관관계가 뚜렷하지 않아 한계가 있다.

공동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 개발한 형광 분자 프로브(NPO)로 소변 내 시스테인과 반응을 살펴 신장 손상을 진단했다. 인간 신장 세포를 이용한 실험 결과, 저산소 상태에서 시스테인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정상 쥐의 신장(위)과 허혈 손상 쥐의 신장(아래). 형광 분자 프로브(NPO) 처리 후 허혈 손상 신장에서 형광 강도가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의협신문
정상 쥐의 신장(위)과 허혈 손상 쥐의 신장(아래). 형광 분자 프로브(NPO) 처리 후 허혈 손상 신장에서 형광 강도가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의협신문

허혈-재관류 손상 마우스를 이용한 동물 모델 실험결과, 허혈 손상 쥐의 신장에서 NPO 형광 강도가 정상 쥐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 공동 연구팀은 NPO를 통해 신장 손상의 심각도를 효과적으로 진단하고 시각화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뇌사자와 생체 신장 기증자의 소변 샘플을 수집, NPO를 활용한 형광 강도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뇌사자 기증자의 소변에서 NPO 형광 강도가 생체 기증자의 소변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 공동 연구팀은 "뇌사자 기증자의 신장이 더 심각한 손상을 입었음을 의미한다"면서 "NPO가 신장 손상의 고위험군을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김도경 교수(경희의대)는 "이 연구는 NPO 프로브를 사용해 신장 손상 정도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기존 바이오마커들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앞으로도 형광 분자 프로브가 다양한 질병 진단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상일 교수(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는 "NPO 프로브는 간단한 소변 샘플 분석으로 신장 손상을 평가할 수 있어 임상에서 쉽게 활용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뇌사자 기증자의 신장 손상을 사전에 정확히 진단해 이식 가능한 신장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 교수는 "이식 후 수혜자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사용이 가능함에도  폐기되는 기증 신장의 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보건기술연구 개발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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