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고려 0명, 다른 빅5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지역 거점병원도 '0명'
8명·4명 지원했던 곳도 이번엔 0명…"지원할 사람은 이미 했는데 뭘 위해"
1.4%라는 처참한 지원율에도 불구하고 연장했던 하반기 레지던트 추가모집, 결과는 역시나였다. 이어지는 '0명'의 행렬에 수련병원 관계자들은 "예상했던 대로"라는 반응이다. 정부를 향한 답답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난달 31일로 마감된 하반기 레지던트 추가모집 지원율이 정원 7645명 중 104명 지원으로 1%대에 그치자, 재차 추가모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던 정부는 추가모집 기간 '연장'이라며 '추추가모집'을 실시했다. 인턴과 1년차 레지던트 모집은 14일,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은 16일 마감됐다.
빅5도 '0명'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추가모집에 이어 이번 연장 추가모집에도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들은 정확한 수치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지원자가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빅5 중 아산병원을 제외한 4곳은 비공개 방침을 밝혔으나, 앞선 모집 결과를 고려하면 마찬가지로 지원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31일 빅5 병원 추가모집 지원율은 3000여명 중 45명으로 1.5%였다.
실제로 정부는 모집마감을 이틀 앞둔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모집 기한을 연장했지만 지원자가 많지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빅6로 함께 묶이는 고려의료원은 지난 모집에서 1명을 건졌으나 이번엔 '0명' 대열에 합류했다. 강원대병원, 충북대병원, 부산대병원 등 해당 권역의 지역거점 국립대병원도 '0명'을 기록했다.
'0명' 지원을 피해 간 병원을 찾기 위해 앞선 모집에서 1명 이상의 전공의가 지원한 병원들에 연락했지만, 역시 0명이었다.
160명 중 무려(?) 8명이나 지원해 5% 지원율을 기록했던 강북삼성병원은 이번엔 '0명'이었다. 154명 중 4명 지원으로 2.6% 지원율이었던 단국대병원도 8월 추가 지원자는 0명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지원할 사람은 이미 지난달에 다 하지 않았겠느냐. 누구라도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추가모집 연장과 관련해 지난 14일 보건복지부가 '일단 모집 상황을 지켜본 후에 그 이후 (추가)대책 부분들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예상한 결과인 만큼 실질적인 해결책을 좀 더 일찍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익명을 요구한 경상 권역 수련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도 이번에 0명이 나올 것을 알고 있었다. 애초에 추가모집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착잡한 마음에 연석 청문회 중계를 봤는데, 2026년도 정원도 2000명으로 못 박듯 하는 발언에 가슴이 덜컥하더라"며 "내년에라도 돌아올지 고민하던 전공의들마저 청문회를 보고 아예 마음을 접을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불난 데 더욱 큰 불을 지른 불안감이 크다. 정부가 해결책을 너무 찾지 못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