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다 돌아올 때까지 비상진료 가능" 대통령 인식 이정도였나

"의사 다 돌아올 때까지 비상진료 가능" 대통령 인식 이정도였나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4.08.2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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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29일 '의료 등 4대 개혁과제' 관련 국정 브리핑
"의료현장 비상? 의대증원 완강히 반대하는 측 주장" 위험한 판단
"의대증원 마무리됐다" "의료서비스, 전문의·PA 중심 전환" 발언도

ⓒ의협신문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

"(의료현장이 비상상황이라는 것은) 의대증원을 완강히 반대하는 측의 주장을 말씀하는 것 같다.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다. 정부도 노력하고 국민도 강력 지지하면 의사들이 다 돌아올 때까지 비상진료체제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의료개혁 등 이른바 정부 4대 개혁과제 추진 현황 등에 대해 국민들에 직접 그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으나, 현장과의 괴리감만 확인했다. 

응급실 비상상황 등 의료대란 우려에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했고, "개혁과제를 통해 1·2·3차 의료기관으로 이어지는 기능적 역할 분담도 건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했다.

국회 청문회 등을 통해 의대증원의 허구성이 드러났음에도 "(2000명 의대증원은) 과학적인 근거와 합리적인 추계를 통해 결정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고 "의대증원은 마무리됐다. 2025년 의대 신입생 모집 또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못박았다.

"현장에 답이 있다"면서도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해,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PA)가 의료서비스의 중심이 되도록 바꿔나가겠다"는 황당한 구상을 밝혔다.

"의대증원 마무리...상급종병, 전문의·PA 중심 전환"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연금·교육·노동 등 이른바 4대 개혁과제를 강조하며, 이들 과제를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의료개혁 등은 절체절명의 과제로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힌 윤 대통령은 "개혁은 필연적으로 저항을 불러온다. 역대 정부가 시도조차 하기 않은 것은 이 때문이나, 저는 쉬운 길을 가지 않겠다. 국민이 저에게 맡긴 소명을 다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4대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증원은 마무리됐다고 평하면서, 앞으로 당초 목적한 지역·필수의료 살리기에 본격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의대증원이 마무리된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필수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략을 집중할 것"이라며 "의사 확충과 함께 교육·수련 선진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의대 신입생 모집은 현재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도 밝힌 윤 대통령은 "의학교육 선진화와 수련체계 혁신 등을 통해 좋은 의사가 많이 배출되도록 하겠다. 지역의료 인프라를 강화하고 의료이용 체계를 정상화할 것이며, 권역 중추병원을 육성하고 지역형 필수의사제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상급종병 구조전환 계획도 재확인했다.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가 의료서비스 제공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를 전환해,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가 의료서비스 제공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 상급종합병원 경증환자를 줄이고 중증·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필수·지역의료수가를 대폭 개선하고, 비급여와 실손보험을 개편해 왜곡된 보상구조를 정상화하겠다"며 "이렇게 해서 지역·필수의료가 인기과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의료사고 안정망 구축 계획도 덧붙였다. "의료분쟁조정제도를 개선하고 의료사고 특례법 제정을 통해 의사들이 걱정없이 진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과감한 재정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건강보험 중심의 재원조달에서 벗어나 의료인력 양성에 대한 국가책임강화와 지역필수의료 기반확충에 향후 5년간 최소 10조원의 재정투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브리핑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국정 브리핑 갈무리

"의료현장 비상? 의대증원 반대하는 측 주장" 위험한 현실 인식

이어진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의료 비상상황은 없으며,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화된 의료공백으로 더 이상은 버틸 여력이 없다는 의료현장의 목소리와는 완전히 배치되는 판단이다.

현장이 체감하는 상황과 대통령실의 인식차이가 존재한다는 언론의 질의에 "의대증원에 완강히 반대하는 측의 주장을 말씀하시는 것 같다"며 "의료현장을 한번 가보시는 것이 좋겠다.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현장의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관계자들이 헌신적으로 뛰고 있다"는 답을 내놨다.

응급실 비상상황과 관련해서도 "응급실에 가보면 절반은 1·2차로 가도되는 분들이다. 응급실 문제는 의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이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 하는데 그동안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공단에서 알아서 하라고 뒀다. 이제 국가가 나서서 국민 안전을 위해 일 할 때가 된 것"이라고 했다. 

2000명 증원을 고수하지 말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제안들에 대해서도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이미 국회 공청회 등을 통해 그 허구성이 밝혀진 기존의 주장들을 되풀이 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의사증원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의사단체들과 37회에 걸쳐서 회의하고 공감한 결과"라며 "(증원 규모)는 과학적인 근거와 합리적인 의료수요 추계를 통해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의사단체에 증원 규모를 내라고 했지만 한번도 낸 적이 없다. 정부가 기다리다 기다리다 (결정을 했다)"거나 "정부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 그런데 의사단체 간 통일된 의견이 도출이 안된다.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데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주장도 폈다. 

"의사들이 다 돌아올 때까지 비상진료체제 운영이 가능하다" 발언도 나왔다.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를 전환해,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가 의료서비스 제공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던 앞선 브리핑 발언과는 그 내용이 배치된다.

윤 대통령은 "정부도 노력하고 국민도 강력 지지하면 의사들이 다 돌아올 때까지 비상진료체제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개혁과제를 통해 1·2·3차 의료기관으로 이어지는 기능적 역할 분담도 건강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좋은 의견 많이 내주시고 의료개혁 성공을 위해 도와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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